입력 : 2017.09.05 03:09
[64] 김구 '백범일지'
박성진 중소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대한민국 건국을 1948년으로 인식하고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의 공적을 높이 평가한 죄(?)로
좌파 진영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요즘 들어 갑자기 제기된 대한민국 건국이 1948년이 아니고 1919년이라는 좌파 진영의 기이한 주장이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 줄리엣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 줄리엣은
'장미는 어떤 다른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똑같이 향기로울 것이다'고 말했다.
1945년에 외세의 힘으로 식민 지배에서 해방된 우리나라는
극도의 혼란 속에서 국가 경영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절대부족으로 휘청거렸다.
그러나 만 3년의 분투 끝에 대강의 질서를 잡고 나라의 기틀을 마련해 어렵게 대한민국을 출범시켰다.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이었는가!
취약점이 너무나 많은 나라였지만 6·25라는 가혹한 시련을 극복하고 절치부심하며
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을 성취하고 국민의 수명을 2배로, 1인당 국민소득을 50배로 늘렸고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다.
이 가슴 벅찬 역사를 누가 지우고 부인할 수 있는가.
좌파 진영에서 그 설립을 건국이라고 주장하는 임시정부는
국가의 구성 조건인 국민·영토·주권 중 하나도 갖추지 못했고 국제적인 인정도 받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임시정부의 중추(中樞)였던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가 역력히 증언하듯
임시정부는 내부 분열과 불순분자들의 준동으로 인해 숱하게 존립을 위협받았고
단결해서 어떤 목표에 매진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본국의 국민을 정신적으로 지도하지도 못했고 한국의 처지에 대한 국제적 여론을 일으키지도 못했다.
1919년의 상해 임시정부 설립이
참으로 애달픈 우리 민족의 염원을 담은 역사적인 사건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임시정부 수립이 곧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주장을 외국인이 듣는다면
"그건 이치에 맞지 않는 말(That doesn't make sense)"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대통령의 주장이라고 알려지면 국제무대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인물로 인식될 우려도 크다.
혹시나 이 어리석은 논쟁을 북한이, 그들에 동조하는 세력이
나라의 정통성을 임시정부로부터 북한으로 연결지으려는 시도라고 의심하지 않도록
이쯤 종지부를 찍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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