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6일, 목요일
5월 24일, 화요일 아침, 고등학교 때 다니던 성당, 학생회 멤버였던 남학생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그 이경화가 맞냐고. 맞으면 연락을 달라고.
44~45년 전의 친구들이 나타났다. ㅎㅎㅎ~
좋은 세상...답장을 보내고 남편에게 (보고 +자랑)을 하자마자 다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세상에나...전화를 받자마자 나도 모르게 반말이 튀어나갔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참 이상하다.
식당이나 산에서 5,60대, 또는 그 이상의 어른들이 남녀가 섞여서 너, 나, 야, 누구야, 어쩌고...할 때마다
솔직히 나는 눈쌀을 찌푸렸었다.
동성간에 시끄러운 것은 차라리 귀여운데, 남녀 섞인 모습은 좀 안 좋아 보였었다.
그리고 바로 얼마 전에 남편 여자친구와 만났을 때도
그 여자친구분이 대놓고 아무개야, 하고 남편을 부르는데...사실은 좀 충격이었다.
(당연히 나는 한번도 그리 불러 본 적이 없었구만...ㅎㅎㅎ~)
그리고 그 자리에 있는 나는 그들과 다른, 딴 세상에 있는 사람 같았다.
그들은 중고등학교 시간대에, 나는 늙은이, 지금 시간대에.
머쓱하니 웃고 있던 그때의 그 마음...내가 모르는 시간에 대한 질투 아니었을까? *^^*
그랬는데...지금, 환갑 친구들임을 알면서도, 지금 우리 자식들이 고등학생을 훌쩍 넘긴 성인임을 알면서도,
정말 자동으로 반말이 마구마구 발사되었다.!! 아이고, 세상에...
그걸 듣고 있는 남편 마음은 또 어땠을까? 그때의 내 마음 같았을까? ㅋㅋㅋ~
카톡방에 초대되고, 또 다른 친구들 이름이 주욱 올라왔다.
묘하다...이름에 뭘 달아야 하나...무지 머리가 바빴다. ㅎㅎㅎ~
아무개형제님~그냥 아무개님~아무개씨는 아니지, 아니야!!!...그냥 이름만 썼다. ㅎㅎㅎ~
친구들, 형제님들~언제고 만나게는 되겠지만, 우리 조심하자,
주위 사람들 있을 때는 경화야~하지 말자. 차라리 아줌마~해라. 에이그...경화아줌마!!! 그거 좋겠다!!!
아니면 정말 경화자매님~할까??? ㅎㅎㅎ~
이래서 어르신들이 형님, 아우님 하시나보다. 언니~하기는 좀 나이가 무겁고...?!
선배도 아니고 동기들이니, 이거 참...사회에서 만났으면 '씨'가 좋을텐데...
사실 이 나이가 되니 동생들에게도 너, 아무개야, 소리가 잘 안 나온다.
메세지를 보내도 해라, 보다는 하시게~또는 하셔요, 하시지요, 하심이...
아니면 깽뚱맞게 사투리를 쓰기도 한다. 아녀유~하시지유? 하면서.
결혼 후에는 친구나 동생들 보다는 시집식구들이나 교회, 사회 친구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반말을 쓸 기회가 오히려 줄어들어서 인듯 하다.
아니면, 지금 내 눈에 친구가, 동생들이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뭏든, 환갑아저씨들에게 다짜고짜 반말을 하다니...에휴~정말 궁금하다. 얼굴 맞대고 만나면 어찌될까???
그리고 날 찾았듯이, 우리 여자친구들도 찾아주시게~~마음놓고 아무개야 이름 부를 수 있게~*^^*
그래도 참 신기하지? 반말로 하고보니 속이 시원하더라~내 편이 생긴 것 같고 말이지...하하하~
모이면 우리 남편 못 끼게 할거다. 내가 머리 벗겨진 남자들에게 반말하는 것 혹시 보게 될까봐...
반가왔네, 친구들~덕분에 10년은 젊어진 것 같네~
일단 내가 지금 머리가 산발이니, 다음 주 목요일 파마하고 나서 모이는 걸로~그 이후에 모이는 걸로!!! *^^*
일단 모여보고 나서...만일 반말이 오고갔었다면...앞으로 선배님들 수다자리, 흉보지 않겠습니다!!! *^^*
그 친구들 카톡방에 올라온 글, 옮깁니다. 이 글, 정말 동감입니다~*^^*
☆육십년의독백한잔!ᆢ
내가 10대였을 때는 60대는 할매인줄 알았다
내가 20대였을 때는 60대는 아지매인줄 알았다.
내가 30대였을 때는 60대는 어른인줄 알았다
내가 40대였을 때는 60대는 대선배인줄 알았다
내가 50대있을때는 60대는 큰형님인줄 알았다
내가 60대가 되어보니 60대도 매우 젊은 나이네...
항상 멀게만 느껴지고 아득했던 60대
이제 60줄에 들어서고는 뭔지 모르게 심쿵 했는데
어김없이 올해도 지나가겠지
70대도 이렇게 소리없이 나에게 친한척 다가 오겠지 !!!
인생은 일장춘몽이라
하룻밤 꿈같다고 누가말했던가 ???
흐르는 세월 따라 잊혀진 그 얼굴들이 왜 이렇게 또 다시 떠오르나 !!!
정다웠던 그 눈길그목소리 어딜갔나
아픈 가슴 달래며 찾아 헤메이는 - - -
눈부시게 쏟아지는찬란한 햇살이 조금은 따사로운 여름의 문턱에서 - - -
친구야?ᆢ
붙잡아도 어차피 가는세월!ᆢ
나이 계산일랑 말고
그저 주어진 일에 열씸히 살고
여행도 다니며 즐겁게 살자
그리운친구들이여!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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