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3일, 목요일
할 줄 아는 게 청소밖에 없다.
새벽에 비오는 소리가 들린다.
베란다 방충망도 청소하고 유리창을 닦으려 했는데 마침 잘됐다.
여섯시부터 시작해서 아침 먹고 지금까지 닦고 또 닦았다.
닭에게 먹이를 주고 온 딸이 강냉이를 먹다 바닥에 흘렸는데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주워 먹는다.
아내가 아빠가 깨끗이 바닥을 닦아 놓았으니 마음 놓고 먹으라 한다.
딸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내와 딸에게 인정은 받았는데 허리 펴기가 불편하다.
씻고 누워 있는데 아내가 수고했다고 비빔국수를 해준단다.
우리 세 식구가 함께 하는 풍경이다.
해줄 수 있는 게 청소밖에 없다며 너스레를 떠는 나를 바라보는 가족의 눈빛이 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