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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윤리와 신앙적 책임 회피하며 교회나 목사들만 비판하는 것은 문제”(국민일보)

colorprom 2015. 4. 12. 16:39

박영선 남포교회 목사

자신의 윤리와 신앙적 책임 회피하며 교회나 목사들만 비판하는 것은 문제

입력 2014-03-04 02:33

 

 

박영선 남포교회 목사 “자신의 윤리와 신앙적 책임 회피하며 교회나 목사들만 비판하는 것은 문제” 기사의 사진

“교회사에서 교회의 평판과 실제적 역할은 신비에 속합니다.

 우리에겐 하나님의 은혜만 있을 뿐입니다.”

은혜와 성화의 설교자, 박영선(66) 남포교회 목사

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의 교회에서 만난 기자에게

자신의 윤리적 행동이나 신앙적 책임은 회피하면서 교회나 목사들의 추문만 비판하는 것은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세상은 항상 기독교를 반대했다.

악랄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가장 강력한 유혹은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다.

성공하면 하나님을 놓치기 쉽다.

정말 긴장해야 하는 것은 외적인 것이 아니라 신앙의 내부에 있다.

한국교회는 이 부분이 분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최근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은

서로 비판할 게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으로 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내면을 강화하고 밖에서 부는 맞바람을 이겨내는 힘을 기독교 신앙에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하나님을 믿어서 복을 누렸던 것처럼 그를 믿기 때문에 손해 보는 길도 기꺼이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성공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구호만 있었을 뿐 과정은 부족했다.

작금의 침체와 외부로부터의 비난은 어쩌면 성숙한 교회를 향한 과정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교회의 대표적 강해설교가이자 개혁주의신학을 견지해온 목회자다.

70∼80년대에 모두가 전도, 선교에 열을 올리며 이른바 ‘신복음주의’에 휩쓸려갈 때

구원 그 이후’ ‘하나님의 열심이란 책을 펴내며 하나님에게 이끌려진 삶에 대해 도전했다.

예수 믿고 구원 받으면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살아가야 할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이다.

1985년 교회를 개척한 이후 박 목사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천착해 왔다.

박 목사는 신학에 입문하면서 신앙의 현실성 문제가 가장 큰 숙제였다.

당시엔 기독교 신앙이 내세적으로 흐르면서

‘지금 그리고 여기’라는 삶의 현실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도 해주지 못했던 게 고민이었다.

“모태신앙인으로서 저에겐 전제가 있었습니다.

신앙이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이냐. 운명을 걸어도 좋은 것이냐로 시작했어요.

그리고 정말 신앙이 가치가 있다면 그 가치와 내가 어떻게 묶여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어요.

그리하여 ‘성화-이라는 주제를 만난 것이죠.”

박 목사는 이후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성경 속으로 뛰어들었다.

단순히 신학자들이나 목회자들의 인용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의 위협과 도전에 대해 성경이 어떻게 답하는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문맥을 찾아 나섰다.

“마치 밀림을 뚫고 지나가듯 꾸불꾸불 강해설교를 했어요.

성경 전체에 대한 조감도도 없었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어느 대목에서 공감을 했어요.

밖에서 들어간 공간과 뚫린 길을 보기 시작했고 저에겐 그런 청중이 생겼던 거지요.

지금 와서 보니 조감도가 보입니다.”

그는 칼뱅의 전통을 따라 성경 한 권을 연속해 강해설교했다.

창립 때부터 주일설교와 수요예배에서 이어갔다.

요즘 주일 설교에는 로마서를 강해하고 있다.

그는 설교자로 걸어온 길에 대해 나는 거칠지만 길을 냈다”며

나중에 누군가 길을 넓히고 포장하면 좋겠다고 했다.

저작 활동도 꾸준히 해 지난해 말엔 설교 선집 3부작인 믿음’ ‘성화’ ‘교회를 펴냈고

최근엔박영선의 욥기 설교를 출간했다.

박 목사는 “강해설교를 해오면서 시대와 사회에서 어른이 됐다”며

비평으로 사람이 변화되지 않는다.

변화는 하나님만이 하시는 일이다.

조용히 주어진 길을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가 어른이 됐다고 표현한 데는 2007년 설교비평자인 정용섭 목사의 도전을 받은 것과 관계가 있다.

박 목사는 당시 정 목사의 비평에 대한 답변으로 대구성서아카데미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그때 어른의 안목을 가질 수 있었어요. 책임감을 갖게 된 거지요.

정 목사의 설교 분석과 신학적 논리는 너무 정연했어요.

제가 군인이라면 그는 철학자 같았어요.

많은 도전과 도움을 받았습니다.

누가 옳으냐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화음에 맞춰 듀엣을 할 수 있게 됐거든요.

그는 지난해 11월, 83년부터 활동했던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설교학)에서 은퇴했다.

내년 말에는 담임목사 직에서도 물러난다.

교수생활 30년, 담임목회자도 30년 만에 내려놓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는 “이제 빠져야겠다고 느꼈다.

‘노땅’이 앉아 교훈을 하는 것보다 지금 세대를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나서야 한다”며

다음 세대들이 자신들의 시대를 살면서 예수 믿는 게 뭔지 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하면 교회 이름도 바꾸라 했다. 역사와 전통을 이으려고 전전긍긍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현재 남포교회 예배당은 상가건물을 사용한다.

알려진 대로 그는 불면증으로 고통 받고 있다.

83년부터 수면제 없이는 하룻밤도 잠을 청하지 못한다고 했다.

요즘엔 하루 3∼4정을 복용해야 잠이 든다고 했다.

그는 불면증 이외에도 만성 건강장애를 달고 사는 등 ‘육체의 가시’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신학과 성경연구에 부지런히 매달려 왔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두 권의 책을 읽으려고 한다.

한국교회가 기독교 신앙을 현실로 담아내는 합창을 하고 싶어요.

각각의 소리가 화음을 만들어 노래를 하는 거지요.

자신의 파트를 알고 누리고 다른 파트를 귀하게 여겨 아끼는, 그런 기쁨을 누리고 싶어요.

베이스는 멜로디가 없다는 것을 아시나요.

그런데 베이스가 없으면 합창이 성립되지 않지요.

그 베이스의 한 대원으로 서 있는 명예를 이제 알 것 같네요.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