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정용섭 목사 대담]
“좋은 설교자, 신학 공부+사유+논술 능력 갖춰야”
출처 : 국민일보 | 네이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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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남포교회 목사(가운데)와 정용섭 대구성서아카데미 목사(오른쪽)는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에서 설교와 글쓰기, 주해와 관련해 대담을 나눴다.
사진 왼쪽은 대담을 진행한 윤철호 장신대 교수. 복있는사람 제공
한국교회의 대표적 강해설교가인 박영선 남포교회 목사와 설교비평가 정용섭 대구성서아카데미 목사가
설교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이들은 지난 4일 서울 광진구 광장로길 장로회신학대(장신대)에서 열린
‘한국교회 설교,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글쓰기와 설교, 주해(註解) 이슈에 대해 각자 견해를 밝혔다.
두 사람은 앞서 지난달 11일에도 ‘설교자와 설교’를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5월 11일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참조). 사회는 장신대 윤철호(조직신학) 교수가 맡았다.
-설교와 글쓰기는 관련이 깊다. 설교는 어떻게 써야 하는가.
△박영선 목사=나는 강해설교를 하고 있다.
강해설교는 본문이 가진 메시지를 성경이 말하는 대로 전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설교자의 고뇌가 필요하다.
본문이 가진 역사성과 현재 상황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 하는 고민이다.
설교자는 매번 어떤 청중 앞에 서는가.
청중은 해결을 요구하고 편안함을 달라 하며, 목사에게 훌륭한 것을 보여 달라고 한다.
설교자는 이런 청중의 요구를 통과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성질을 부려서는 안 된다. 말씀으로 청중의 요구를 꿰뚫어야 한다.
박영선 남포교회 목사
△정용섭 목사=미국 고든콘웰신학교의 데이비드 고든 교수의 소책자
‘우리 목사님은 왜 설교를 못할까’에 보면 미국 개혁주의 교회 설교자 중 말이 통하는 설교자는 3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뛰어난 설교는 말이 되는 설교인데 상당수 미국 목회자들이 책읽기와 글쓰기의 기초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글쓰기는 재주가 아니라 사유이고 글은 이를 따라가는 것이다.
논리적 사유와 세계를 보는 눈이 열려야 성경의 텍스트도 열려지고 글을 쓸 수 있다.
설교는 성경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석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논리적 사유가 깊어지는 훈련이기도 하다.
논술 능력과 사유, 신학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
△박 목사=목사의 길을 가다보면 때때로 자신이 무슨 설교를 하는지 모를 때가 많다.
현실과 다른 증언을 해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특히 목회자 자신은 괴로운데 청중에겐 행복하라고 말해야 할 때도 있다.
지성적으로 생각하면 이는 모순이다.
그러나 목사는 자신이 아프다고 말하면 안 된다. 자기가 아픈 것은 아픈 것이고 설교는 설교이다.
목사는 인생을 걸고 설교자의 책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정 목사=설교를 위한 글쓰기의 첫걸음은 성서 텍스트를 낯설게 보는 것이다.
우리에겐 선입견이 많아 성경을 낯설게 보기가 어렵다.
목회 10년을 넘게 하면 성경을 안 읽고도 설교가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 안도현은 익숙하고 편한 것들과 결별해야 좋은 글이 써진다고 했다.
-한국교회 설교를 보면 본문과 관련 없는 설교가 너무 많다. 주해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정용섭 대구성서아카데미 목사
△박 목사=주해의 부재는 한국교회가 개선해야 할 문제이지만
목회자들이 성경을 읽을 줄 모른다는 게 더 심각하다. 성경은 기본적으로 역사서이지 교훈서가 아니다.
구약의 역사를 배경으로 신약이 주어진다. 구약은 화면 같고 신약은 자막 같은 것이다.
성경은 기록된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앞뒤의 모순을 일으키며 연속성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설교자는 이 현실을 직시하고 어떻게 꿰어야 할지를 살펴야 한다.
‘인천 앞바다가 사이다라도 컵이 없으면 못 마신다’는 한 코미디언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성경의 사실과 역사, 약속에 집중하는 것이 주해의 시작이다.
△정 목사=주해는 텍스트 이해이다.
첫 단계는 본문을 정확하게 읽는 것이다.
그런데 본문을 잘못 읽게 하는 이유가 있다. 잘못된 성경 번역과 오용이다.
대표적 오용은 욥기 8장 7절에 등장하는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이다.
이 말은 욥이 아니라 욥을 비난하던 빌닷의 이야기다.
둘째는 본문의 역사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성경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 구체적인 역사 속에서 나왔다.
따라서 그 배경을 모르면 텍스트를 잘못 이해할 수 있다.
셋째는 해석이다. 여기엔 조직신학이 필수적이다.
조직신학으로 조망하지 않으면 설교는 삼천포로 빠진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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