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7일, 화요일
어제, 시어머니께 전화를 넣었다.
- 어머니, 이제까지 편하게 살았는데요...아무래도 이제부터는 저희 집에서 집안모임을 해야할 것 같아요.
저야 어머니댁에서 얻어먹는게 훨씬 낫지만서두요...애들 결혼도 했는데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요.
- 호호호~ 그래, 그래라. 내가 음식 한가지는 해 갈께~
솜씨도 좋으시고, 바지런도 하신 시어머니 덕분에 늘 시댁에 가서 얻어먹으며 이때까지 지냈다.
환갑을 바라보는 이때까지 나는 손님같고, 조수같은 맏며느리였다.
80넘으신 살림의 현역, 어머니를 바라보는 시누이들 마음은 편했을까?
사실 얻어먹는 맏며느리 마음도 편하지는 않았다. ㅎ~
큰애가 11월에 결혼을 하고 크리스마스와 연초 신정을 맞았다.
큰애 부부와 우리 식구들이 모두 시어머니댁에 모였다.
친정에서 곧장 시댁으로 들어간 나는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차린 상을 큰애부부와 함께 받아먹게 되었다.
자연 미안한 마음에 설겆이를 맡았다.
결국 큰애부부와는 주차장에서나 헤어지면 인사를 나눈 셈이 되었다.
으흠....이거 안되겠네...드디어 때가 되었나벼~!!!
연초에 뉴욕 쇼가 있어 마감하느라 바빴고, 연이어 이런저런 일로 바빠 아직 큰애 나간 뒤처리도 못했다.
둘 다 일하는 애들 집이나 큰애 빠져나간 뒤의 우리집이나 다 엉망인 것은 마찬가지다.
아...그래도 이건 안되겠다!!! 이제 더 미루면 안되겠다!!!
친구에게 안부전화를 하다가 집정리하고 이제 우리집에서 손님을 맞아야겠다고 했더니 얼른 반겼다.
- 그래, 이제 그럴 때야. 우리도 작년 추석부터 우리집에서 모이고 있어.
맞다. 솜씨좋은 시어머니, 시누이에게 핑계대며 피했던 것, 이제 제자리로 돌릴 때다.
80넘게 현역으로 일하신 시어머니도 앉으시게 하고, 장모 된 며느리가 일어나야 할 때다.
결국 자식이 나를 '어미'자리로 앉혀준 셈이다!
아...장모진급에 감사해야겠지?! *^^*
맛 없는 것도 걱정이지만, 집 먼지가 더 큰일이다!!!
좌우지간 금년 구정부터는 우리집, '대 오픈'예정, 개봉박두~~~우리집이 좋아하는 소리 들리는듯...ㅎ~
3주간의 시간이 있습니다. 으이구...구석구석 잘 살고 있는 먼지가 어째 이리도 잘 보이는지요!!!
정말 마음이 가는 곳에 눈이 가나봅니다! 하하하~
- 으흠...그동안 잘 살었지? 너거들, 이제 우리집에서 떠나야 하겄다. 하하하~
새해, 신참장모가 되었으니, 어미자리를 찾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상도 차려내야지요~
그래야 언젠가 방바닥을 기어다닐 손주도 맞을 수 있겠지요?
그려요, 손주맞이 청소를 미리 한다고 생각하지요, 뭐~!!! 하하하~
우리 교회 금년 표어가 '묵은 땅을 기경하라!' (호세아 10:12) 인데,
우리 집은 '묵은 먼지 털어내자!'가 된 셈입니다.
일한답시고 방치해 두었던 우리집...잠만 자고 나오던 우리집...이제 사람 들락거리는 집으로 만들겠습니다.
2014년 구정을 시작으로 '구역예배'도, '명절모임'도 우리집에서!!! 초대할 수 있는 집으로 만들겠습니다.
아이고...뭔 자랑이라고...ㅎㅎㅎ...그게 아니구요, 그저, 다 '때가 있구나, 도망 못가는 구나~'싶었습니다.
'때가 있다. 그 때에 할 일을 못하면...결국 하게 된다. 그래도 놓치면...바보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질서를 생각합니다. 할 일은 해야하고, 할 사람이 해야한다는 것...그것이 평화겠지요?! *^^*
여러분, '평화롭고 조화롭고, 그래서 행복한' 새해 맞으시기를 바랍니다. 꾸벅~ *^^*
'[중얼중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난, 구제 (0) | 2014.01.19 |
---|---|
새해 대박 예감~책에, TV에 출연~짜잔~ (0) | 2014.01.10 |
[결혼][주례사] 2014년 1월 4일 (본 교회, 조영진 목사님) (0) | 2014.01.04 |
나눌 수 있는 것은 물질만은 아니다. (0) | 2014.01.02 |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어느 부부의 이야기 (0) | 2013.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