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스크랩] 루미의 시 -대박!

colorprom 2013. 8. 26. 17:05




나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라


오 연인이여
나를 붙잡아라
나의 영혼을 자유롭게 하라
나를 당신의 사랑으로 채워라
나를 두 세상에서 해방시켜라
나의 가슴을 당신 이외에 두면
불이 내부에서 나를 태우게 하라

오 연인이여
내가 원하는 것을 없애라
내가 행하는 것을 없애라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없애라
모든 것을 없애라
당신이 나를 차지하라

고요

 


이 새로운 사랑 안으로, 죽어라
네 길이 저편에서 시작된다
푸른 하늘이 되어라
감옥 담장을 도끼로 부숴라
도망쳐라
갑자기 색을 입고 태어난 사람처럼
걸어나가라, 지금 곧 하여라
너는 두터운 구름에 덮여 있다
옆으로 비껴 벗어나거라, 죽어라,
그리고 고요해라. 고요는
네가 죽었다는 분명한 표식
낡은 네 인생은 침묵에서 뛰쳐나온
미친 듯한 질주였다

 

이제 곧 말 없이 소리 없이
보름달 뜨느니

 

 

 

새들의 노래

 


새들의 노래가 목마른 내 갈망에
잠시 휴식을 안겨 준다

 

나 또한 저들처럼 이토록 황홀한데
그런데, 말이 나오지를 않는구나!

 

오, 우주의 영혼이여
제발 나를 통해서 무슨 노래든지 불러를 다오

 

 

 

여행

 


여행은 힘과 사랑을
그대에게 돌려준다.

 

어디든 갈 곳이 없다면
마음의 길을 따라 걸어가 보라


그 길은 빛이 쏟아지는 통로처럼
걸음마다 변화하는 세계


그곳을 여행할 때

그대는 변화하리라

 

내가 누군지 말하라

 


나는 햇빛에 비추이는 티끌
나는 둥근 해

 

티끌에게는 가만 있으라고
해한테는 움직이라고 말한다

 

나는 아침 안개 그리고
저녁의 숨결

 

작은 숲 위로 부는 바람, 벼랑에
부딪히는 파도

 

모든 것인
당신이여, 내가 누군지 말하라
내가 당신이라고
말하라

 

내 언어를 사줄 사람을 찾곤 했지
이제는 누가 나를 언어로부터 사주었으면 하네

 

숱한 아이콘의 단골 주인공 아브라함과
그대 부친 아지르가 등장하는 무대, 그리고
매력 넘치는 우상들을 그동안 만들었는데
이제, 그런 일들에 지쳐버렸어

 

마침 모양 없는 우상 하나가 왔고
나는 일손을 놓았지

 

가게 돌볼 사람을 찾아주시게
우상 제조업을 그만두겠네

 

드디어 나는 광기의 자유를
알아버렸어
돼먹지 못한 우상 하나가 다가오기에
"꺼져버려!"
소리지르니 산산이 부서지는군

 

오직 사랑!
깃대 꽂을 바탕과 바람뿐
깃발은 아닐세!

 

 

 

이것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이것은
상상이 아니다

 

슬픔도 아니고
기쁨도 아니다

 

심판도 아니고
흥분도 침통도 아니다

 

그런 것들은 오고
가지만

 

이것은 오지도 가지도 않는
현존

 

지금은 새벽이다, 후삼이여
여기 산호의 눈부신 빛 속에
이 친구 속에,

할라지*님이 말씀하신 단순한 진리가 있다

 

사람이 다른 무엇을 바랄 것인가?
포도알들이 포도주로 몸을 바꿀 때
그들은
이것을 바라고 있다

 

벌들이 벌집을 만들 듯
지금 우리가 세포 한 알 한 알로
몸을 만들고 있는
이것

 

인간의 몸과 우주가
이것에서 생겨났다. 이것이
인간의 몸과 우주에서 생겨난 게 아니다

 


*할라지 - 10세기 페르시아의 신비사상가

 

 

 

 

 

사랑의 의미

 


빛과 그늘, 둘 다
사랑의 춤입니다
사랑은 동기가 없습니다, 그것은
신의 비밀을 탐색하는 *아스트롤라베 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일
이 둘은 서로 떨어질 수 없고 영원합니다

 

사랑을 설명하고 싶지만
그것을 경험할 때 말이 사라집니다
사랑에 관하여 쓰고 싶지만
도무지 속수무책입니다
사랑하는 이와
사랑하는 일과
사랑받는 이가
모두 하나로 되는 그 말할 수 없는 자리에서
내 붓은 부러지고 종이는 미끄러져 내립니다

 

모든 순간이
사랑의 빛으로 장엄합니다

 

 

정원

 

이 정원을 가꾸는 것은
당신의 얼굴입니까?
이 정원을 취하게 하는 것은
당신의 향기입니까?
이 개울을 포도주의
강으로 만든 것은
당신의 영입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이 정원에서,
배경 위에 숨어 계신 당신을
찾다가, 찾아다니다가
숨져갔습니다

 

그러나, 연인으로 당신께 온
사람들은 그 고통을 모릅니다
여기서 당신은 아주 찾기 쉽습니다
포도주의 강물에, 그 위로
부는 산들바람, 당신은 계십니다

 

 

 

연 인

 


알아다오, 내 연인이
아무도 못 보는 곳에 숨겨져 있음을

 

알아다오, 그이는 모든 믿음의 믿음
너머에 있음을

 

알아다오, 내 가슴에 그이가
달처럼 환히 빛나고 있음을

 

알아다오, 그이는 내 몸과 혼 안에
살아 있는 생명임을

 

 

 

 

주인을 위하여

 

육십 년 세월 나는 자주 잊혀졌다

그러나, 내게로 흐르는 이 물결은 한 순간도

멈추거나 늦추어진 적이 없다

나는 아무 자격이 없다. 오늘 비로소

신비가들이 말하는 나그네가

바로 나인 줄 짐작하겠다

 

주인을 위하여 이 생음악을

연주한다. 오늘

모든 것이 주인을 위해서다

 

 

 

솔로몬이 시바에게

 

 

시바가 보낸 사신에게 솔로몬 이르기를

그대를 내 사신으로 여왕께 돌려 보낸다

 

가서, 여왕의 금을 내가 거절하는 게

그리함으로써 우리가 무엇을 값지게 여길 것인지

 

배울 수 있을 터이니, 그것을 받는 것보다 낫다고 아뢰어라

여왕은 옥좌를 사랑하겠지만, 그러나 그것은

 

진짜 어전으로 인도하는 문을

들어서지 못하게 가로막을 따름이다

 

가서 여왕께 전하여라, 마음으로 올리는 깊은 절이

수많은 제국들보다 달콤한, 바로 그것이 왕국이라고

 

홀연 모든 것을 두고 떠난 이브라임처럼

어지럼증 일으키며 방랑의 길에 나서라고

 

좁은 우물에서 사물들이 그들의 지난날을

되돌아본다. 한낱 돌멩이와 쇠붙이가

 

소꼽놀이하는 아이들에게 사금파리가 그러하듯이

무슨 대단한 보물처럼 여겨지고 있다

 

가서 여왕께 말하여라, 바로 그 우물에

요셉이 앉았다가 마침내 새로운 깨달음으로

 

올라가는 밧줄을 잡았다고. 끝없이 바뀌는

생명의, 연금술이 유일한 진리라고

 

 

 

 

 

잘된 일

 

 

포도주가 술통 가득 넘쳐나는데

잔이 없구나

우리에겐 아주 참 잘된 일이다

아침마다 덕분에 달아오르고

저녁에도 벌겋게 달아오른다

 

그들이 말하기를, 우리에게

장래가 없단다

옳은 말이다

우리에겐 아주 참 잘된 일이다

 

 

 

신선함

 

 

춥고 비 내릴 때

그대 더욱 아름답다

 

쌓이는 눈은 나로 하여금

그대 입술로 더욱 가까이 가게 한다

 

태어난 적 없는 내면의 비밀,

신선함이여, 나 지금 그대 곁에 있다

 

어떻게 오는지 또는 가는지

나는 설명 못 한다. 그대 갑자기

 

들어오면, 나는 아무데도 없다

어전에서

 

 

 

대상 없는 사랑

 

 

대상 없는 사랑보다 훌륭한 사랑이 없고

목적 없는 일보다 만족스런 일이 없다

 

 

그대 만일 잔꾀와 속임수를 버릴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슬기로운 계교렷다

 

 

 

나는 작은데

 

나는 사람들 눈에 띄지도 않을 만큼 작은데

이 큰 사랑이 어떻게 내 몸안에 있을까?

 

네 눈을 보아라, 얼마나 작으냐?

그래도 저 큰 하늘을 본다.

 

 

동방의 주인님

 

노예여, 동방의 주인님이

여기 계심을 알아라

 

나부끼는 먹구름이, 그분의 번갯불을

네게 비추고 있다!

 

네 입술의 말은 어림짐작이나

그분은 경험으로 말씀하신다

크게 다르다

 

거울

 

 

우리는 거울이자 그 속에 비치는 얼굴

순간의 영원을 맛보고 있다

우리는 고통이자 고통을 치료하는 약

달콤한 생수인 우리는

그것을 퍼내는 항아리

 

 

 

씨를 묻고 덮어라

 

 

너는 노래, 간절히

바라는 노래

 

귀를 통하여, 하늘이 있고

바람이 불고 말없는

깨우침이 있는, 중심으로 가거라

 

씨를 묻고 덮어라

네가 네 일을 하는 곳에

새싹이 돋으리니

 

 

사랑의 길 

 

 

사랑의 길은 장황한
토론이 아니다
 
그리로 들어가는 문은 거칠고
쓸쓸하다
 
새들은 그들의 자유로
하늘에 커다란 원을 그린다
어떻게 그것을 배웠을까?
 
그들은 떨어진다, 떨어지고 또 떨어진다
그래서 날개가 주어진 것이다

 

 

사랑의 비법
 
 
살아 있는 것들은 서로
얼굴을 들여다본다
오늘도 그러고들 있다
 
우리는 어떻게 사랑의 비법을 지키는가?
이마로 이마에 말하고, 그것을
눈으로 듣는다
 
 
샘을 향해 걸어라
지구와 달이, 그들이 사랑하는 것을
맴돌 듯이 돌아라
돌아가는 것은 무엇이든

중심에서 온다

출처 : 횃불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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