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을 고치는 방법
대부분 길흉의 조짐은 마음에서 싹터서 온몸에 드러나게 마련이다. 후덕하거나 선량한 성향의 사람은 항상 복을 얻고 각박하거나 사악한 기질을 지닌 자는 禍에 가까워 진다. 그러나 길흉의 조짐이 겉으로 드러나기 전에는 일정하기 않기 때문에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도리어 우연이라고 코웃음을 친다. 그러니 지금 복을 얻고 화를 멀리하고자 하면 선행을 따지기 전에 먼저 허물을 고쳐야 한다.
허물을 고치려는 자는, 첫째로 부끄러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맹자는 일찍이 ‘부끄러움은 사람에게 매우 위대하다’고 말하였다. 이것은 부끄러움을 얻으면 성현이 되고 그것을 잃으면 짐승이 되기 때문이다.
허물을 고치려는 자는, 둘째로 두려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하늘이 위에서 굽어보기 때문에 신명을 속이기는 어렵다. 비록 아무리 은밀한 곳에서 허물을 저지른다고 할지라도 천지신명은 참으로 거울에 비춰보듯 훤히 내려다 보고 허물이 무거우면 곧장 재앙을 내리고 가벼우면 현재의 복을 덜어낸다.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허물을 고치려는 자는, 셋째로 용맹심을 발휘해야 한다. 사람들이 허물을 고치지 않는 것은 구태의연한 습관에 안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머뭇거리지 말고 스스로 분발하여 작은 허물은 가시가 살속에 박힌 듯이 빨리 뽑아내고 큰 죄는 독사에게 물린 듯이 빨리 잘라 버려야 한다. 이상의 세가지 마음을 갖추고 허물이 보이는 대로 곧장 고치면 봄날 얼음이 녹듯 허물은 사라지고 모든 환난도 사라질 것이다.
허물은 구체적인 일에 따라 고치는 경우도 있고 추상적인 이치에 따라 고치는 경우도 있고 단도직입처럼 마음으로부터 고치는 경우도 있다. 예로 성질을 내고 욕을 했으면 이제 성내지 않겠다고 계율을 세우는 것이 구체적인 일에 따라 잘못을 고치는 방법이다. 이는 밖에서 억지로 강제하는 것이기에 그 어려움이 백배나 되며 뿌리가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
허물을 잘 고치는 자는 구체적인 일을 금하기 전에 추상적 이치를 밝게 살핀다. 전에 분노하기를 좋아했다면 이렇게 생각해 본다. ‘다른 사람에게 모자라는 점이 있으면 인정상 오히려 긍휼히 여겨야 할 것이며 그 사람이 이치에 어긋나게 행동해서 그런 것이라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본디 분노할 만한 게 없는 것이다.’ 이치가 밝아지면 허물은 점차 저절로 그칠 것이다.
마음으로 고친다는 것은 허물은 모두 오직 마음으로 짓는 것이므로 마음으로 고칠 수 있다. 바른 생각이 나타나면 사악한 생각은 올라오지 못하므로 최상의 사람은 사념이 움직이면 곧 깨닫고 그 마음을 직접 다스려 그 자리에서 청정해진다.
한마음으로 참회하기를 1주, 2주, 한달, 두달, 석달에 이르면 반드시 효험이 있을 것이다. 마음과 정신이 맑게 텅비는 것을 느끼거나 혹은 지혜가 확 열림을 깨닫거나, 더러는 꿈에 오물을 토하거나 하늘을 나는 꿈 등 허물이 사라지고 죄가 없어지는 징표가 있을 것이다.
선행의 종류 구분
주역에 ‘선을 쌓는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가 남아 돈다.’라는 말씀이 있다. 옛날에 공자의 외할아버지인 안씨가 장차 자기 딸을 공자의 아버지인 숙량흘에게 아내로 주려고 할 때 먼저 그 집안을 살펴 보았다. 그런데 숙량흘의 조상들이 대대로 오래도록 선행을 쌓아 그 복덕이 몹시 큰 것을 보고 그 자손들이 반드시 흥성할 줄 미리 알았다.
선을 행하면서 이치를 궁구하지 않으면 스스로 선을 행하고 있다고 여기면서도 도리어 죄를 짓는 줄은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백해무익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1. 진짜 선과 가짜 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公이고 公이면 참이며 자기를 위하는 것은 私이며 사이면 가짜이다. 또 마음에다 뿌리를 두는 것이 참이고 형식과 모양만 내는 것은 가짜이다. 無爲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참이고 有爲로 억지로 하는 것이 가짜이다.
2. 단정한 선과 굽은 선
순수하게 세상을 구제하려는 마음이면 단정한 선이고 터럭만큼이라도 세상에 아첨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굽은 것이다. 순수하게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면 단정한 선이고 세상에 분노하는 마음이 있으면 굽은 것이다. 순수하게 남을 공경하는 마음이면 단정한 선이고 세상을 가지고 노는 마음이 있으면 굽은 것이다.
3. 은밀한 선과 드러난 선
선행을 남들이 알아주는 것은 드러난 선이고 남들이 모르는 것은 은밀한 선이다. 은밀한 선행은 하늘이 보답해 주고 드러난 선행은 세상의 명예를 누린다. 그러나 명예란 것은 조물주도 꺼려한다. 세상에서 성대한 명예를 누리면서도 그 실질이 이름에 부합하지 못하는 자는 해괴망측한 재난이 많이 생긴다. 반면 사람이 허물이나 잘못도 없이 갑자기 악명을 뒤집어쓰는 경우에는 그 보상으로 자손들이 순식간에 번성하는 일도 있다. 이처럼 음양의 이치는 지극히 미묘하다.
4. 옳은 선과 그른 선
현재 행하는 것이 비록 선할지라도 그로 말미암아 부작용이 사람을 해칠 만하면 설령 선처럼 보인다 히도 실제로는 선이 아니다. 반면 현재 행하는 것이 비록 선이 아닐지라도 그로 말미암아 파급효과가 넉넉히 남들을 구제할 수 있다면 설사 선이 아닌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선이 된다.
5. 반쪼가리 선과 완전한 선
선행을 하면서 마음이 선에 집착하면 종신토록 부지런히 행할지라도 반쪽짜리 선에 머문다. 반면 선을 행하는 자기를 의식하지 않고 상대방도 의식하지 않으며 선행하는 재물조차 의식하지 않으면 일심청정이라 이를 완전한 선이라 한다. 이러한 마음으로 행한 선은 비록 한말의 좁쌀로도 무한한 복록의 씨를 뿌릴 수 있고 한푼만 가지고도 천겁의 죄를 소멸시킬 수 있다.
6. 큰 선과 작은 선
마음이 천하 국가를 이롭게 하는데 있으면 그 선행이 비록 작은 것이라도 큰 선이고 마음이 오직 한 두 사람을 위한 것이라면 아무리 큰 일이라도 그 공덕이 작은 것이다.
7. 어려운 선과 쉬운 선
자기를 이김은 이기기 어려운 것부터 이겨 나가야 한다. 재력과 권세가 있는 사람들은 덕을 세우기가 아주 쉽다. 쉬운데도 행하지 않는 것은 자포자기다. 반면 가난하고 비천한 자들은 복을 짓기가 매우 어렵다. 어려운데도 과감히 행하면 이것은 더욱 고귀한 것이다.
'멋진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불어대][어려운 사람, 불편한 관계, 어떻게 대할 것인가?] (0) | 2013.05.03 |
---|---|
[스크랩] 운명을 뛰어 넘는 법(完) (0) | 2013.04.08 |
[책] 어려운 사람, 불편한 관계, 어떻게 대할 것인가? (0) | 2013.03.04 |
[스크랩] 운명을 뛰어 넘는 법(1) (0) | 2013.03.01 |
[스크랩] 윤회(完) (0) | 2013.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