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575] 정식정팽 (鼎食鼎烹) 조선일보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입력 2020.06.11 03:16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이덕무에게 제자 자목(子牧)이 투덜댄다. "선생님! 벗이란 한 방에 살지 않는 아내요, 피를 나누지 않은 형제와 같다고 하셨지요. 그런데 고상한 사대부와는 가까이하지 않고, 똥 푸는 엄행수와 벗이 되려 하시니, 제가 너무 창피합니다. 문하를 떠나겠습니다." 이덕무가 달랜다. "장사꾼은 이익으로 사귀고, 대면해서는 아첨으로 사귄다. 그래서 아무리 가까워도 세 번씩 거듭 청하면 멀어지지 않을 도리가 없고, 묵은 원한이 있더라도 세 번을 주면 친해지지 않음이 없다. 하지만 이익을 가지고는 사귐을 잇기가 어렵고, 아첨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큰 사귐은 굳이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