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154] 신사들의 전원 위스콘신
미국 위스콘신주의 맑고 깨끗한 물은 일찍부터 이 지역의 보리밭과 밀밭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이민을 온 독일인들은 이런 자연환경에서 1830년대부터 맥주를 만들기 시작,
19세기 말에는 양조장의 수가 300개에 이르렀다.
현재도 밀러(Miller)를 비롯해서 뉴 글라루스(New Glarus)와 같은 맥주 브랜드들이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위스콘신 사람들은 맥주를 사랑한다.
“정부가 이 주에 특별한 음주허가를 내 준 것처럼 마신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다.
주 최대 도시 밀워키의 MLB 야구팀 이름도 ‘브루어스(Brewers)’다.
과거 맥주 양조장을 개조한 호텔이 있고, 마을 도처에 호프집이 있다.
가을에 열리는 독일의 유명한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는
말 그대로 ‘10월의 축제’지만
위스콘신에서는 9월에 시작해서 한 달 내내 이어진다.

‘미국의 네덜란드’라는 또 하나의 별명답게
위스콘신은 넓은 목초지를 바탕으로 낙농업도 발달했다.
덕분에 뮌스터(Muenster), 콜비(Colby), 구다(Gouda) 등
다양하고 품질이 좋은 치즈를 생산하고 있다.
자연이 좋은 만큼 야외활동이 일상화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야외로 나갈 때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맥주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는다.

호수가 많고 넓은 초원 위에 뭉게구름이 떠있는 풍경은 위스콘신의 대표적인 이미지다.
이곳이 고향인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초원의 수평선에서 영감을 받아
그 유명한 ‘프레리 스타일(Prairie Style)’을 탄생시켰다.
이 지역의 사람들은 중서부 특유의 근면성과 정직성, 예의와 친절함을 갖추었다.

“만약 자녀가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면 위스콘신에 데려가서 며칠을 보내라”
는 표현이 있다.
디지털의 홍수에서 벗어나 자연을 보고 직접 바람을 느끼며 생각할 수 있는 경험은 중요하다.
또한 이곳을 여행하면서 사람에 대한 신뢰, 지성,
그리고 무엇보다 남을 도와주려는 마음을 배우게 된다.
그래서 위스콘신은 ‘신사들의 전원’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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