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美 장교가 쓴 ‘한국 주도 통일’

colorprom 2022. 7. 19. 17:56

[데스크에서] 美 장교가 쓴 ‘한국 주도 통일’

 

입력 2022.07.18 03:00
 
 

최근 미국 공군 산하 교육기관 공군참모대학 발행 학술지에

한국 군대에 관한 논문이 실렸다.

B-1 폭격기 파일럿 출신의 전략 담당 참모 마이클 애드먼스턴 대령이 쓴

‘통일 한국군의 잠재력: 문화적 해석’이다.

 

향후 남북통일 상황을 가정해 어떤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전망하고,

통일한국군과 미군 역할을 제언했다.

북핵 문제가 당장의 위협인 현실에서,

현직 장교가 ‘통일 이후’까지 내다보고 쓴 논문에 눈길이 갔다.

 

2018년 4월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가수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같이 부르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저자는 “남북 분단 장기화 가능성이 높지만, 통일은 미래 어느 시점에 일어날 수 있다”며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점진적 평화통일, 무력 통일, 북한 붕괴다. 그러면서

“첫째 시나리오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어떤 시나리오든 통일 과정은 결국 한국이 지배할 것으로 본다”고 단언했다.

 

저자는 통일한국군이 통일 과정에서

옛 조선인민군 병력을 잘 통합해 국가 건설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북한을 복속된 국가(subjugated state)라고 표현하면서

“한국 같은 민주주의 국가가 복속된 국가의 군대를 통합한 뒤 재교육시키는 것은

실행 가능한 수단”이라고 했다.

 

저자는 미군에 대해

중국러시아에 맞선 억제·균형자,

한국의 북한 지역 안정화를 돕는 지원자 역할 등을 제언했다.

 

개별 저자의 주관이 투영된 논문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로 한·미, 남·북관계 틀이 재설정되는 시점에

사실상 한국 주도 흡수통일 시나리오를 공개 언급한 논문이

군 공식 채널에 소개된 것이 주목된다.

남북 관계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일반적 기대감이 투영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달초 하와이에서 진행된 미국 주도의 다국적 연합해상훈련인 림팩(RIMPAC·환태평양훈련)에 참가한
한국 해병대 군용차량의 모습.
최근 현직 미 공군 장교가 남북통일은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의 주도로 이뤄질 것이며,
한국군이 옛 북한군 병력을 흡수한 통일한국군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림팩 공식 페이스북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대북 정책에서 ‘한국 주도 흡수통일’ 개념은 철저히 금기시돼왔다.

미국 역시 도널드 트럼프 집권기인 2017년 렉스 틸러스 당시 국무장관이

“북한 정권 교체·붕괴·통일 가속화를 시도하지 않고,

비무장지대(DMZ) 파병도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4개의 노(no)’ 발언으로

문재인 정부에 호응했다.

 

지난 정부가 낭만적·굴종적 대북관으로 남북 관계를 뒤틀리게 한 사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공무원 이대준씨 피살 사건이 벌어졌다.

두 사건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일고 있는 까닭이 있다.

 

대한민국 헌법상 국토를 불법 점령 중인 반국가단체가 국민 목숨을 짓밟도록

전 정부가 손을 놨거나 더 나아가 협조했다는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통일의 주체는 대한민국’이라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확실히 전해야 한다.

70여 년 전 건국 과정, 정치 체제와 현재의 국제사회 위상까지

대한민국이 통일의 주도권을 쥐어야 하는 건 필연적이다.

 

북한 눈치 보느라 당연한 사실을 금기시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