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한미 대선은 北 ‘도발 타임’

colorprom 2022. 3. 17. 13:06

[만물상] 한미 대선은 北 ‘도발 타임’

 

입력 2022.03.17 03:18
 
 
북한이 지난해 열병식에서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 17형을 공개하고 있다.
/뉴스1

 

김정일이 첫 장거리 미사일(대포동 1호)을 쏜 건

1998년 미국 중간선거를 석 달 앞둔 시점이었다.

2006년 첫 핵실험도 미 중간선거 한 달 전에 했다.

미국 대통령이 민감해하는 국정 중간 평가에 맞춰 대형 도발을 한 것이다.

 

미 최대 국경일인 독립기념일(7월 4일)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2006년과 2009년 독립 축제날에 대포동 2호 등 탄도미사일을 6~7발씩 난사했다.

워싱턴 휴일을 망쳐놨다.

 

미 중간선거와 기념일이 김정일 시대 ‘도발 타임’이었다.

 

▶2013년 2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청와대에서 긴급 회동을 했다.

당시 두 사람은 이 대통령의 측근 사면을 놓고 갈등했지만,

김정은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안보 공백’을 막으려고 머리를 맞댔다.

 

2012년 대선 일주일 전에는 북의 장거리 로켓 발사도 있었다.

김정은 시대 첫 핵실험과 ICBM 기술 확보가 한국 대선을 틈타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취임 한 달 만에 미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로 ‘블러핑’ 치고 있지만”이라고 했다.

핵·ICBM 개발을 협상용 ‘뻥 카드’로 평가한 것이다.

 

그런데 김정은은 석 달 뒤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ICBM 장착용 수소탄 완전 성공”이라고 했다.

 

그해 말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화성 15형)까지 쏘고는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뻥’은커녕 김정은은 두 번의 한국 정권 교체기를 이용해 사실상 ‘핵 보유’에 성공했다.

 

▶북이 어제 평양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추정체를 발사했으나

공중 폭발했다고 한다.

최근 같은 곳에서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괴물 ICBM’ 관련 시험을 두 차례 한 만큼

실제 쐈을 수 있다.

 

세계 최대 크기에 다(多)탄두 공격이 가능ICBM(화성 17형)은 2년 전 공개됐다.

핵탄두가 여러 개로 쪼개지는 ICBM은 미국도 방어가 어렵다.

은 이번 기회에 미국 공격용 핵미사일까지 손에 넣으려 할 것이다.

 

▶북은 한·미의 정권 교체기 약점을 잘 안다.

새 정부는 혼란스럽고, 전(前) 정부는 힘이 없다.

무슨 도발을 해도 제대로 된 대응이 어렵다고 본다.

새 정부 대응을 떠보면서 길들일 필요도 있다.

 

지금 김정은은

지난 두 번의 한국 대선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다.

코로나 봉쇄와 대북 제재로 최악의 경제난에 몰렸다.

한국엔 ‘대북 원칙론’을 말하는 새 정부까지 출범한다.

‘괴물 ICBM’은 물론이고

핵실험, 사이버 공격, 천안함·연평도식 도발까지 만지작거릴 수 있다.

 

‘도발 타임’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