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사진] 우크라이나 ‘레고 마을’에 온기를
동화 속 마을처럼 알록달록한 집들이 가지런히 어깨 맞대고 있다.
장난감 미니어처가 아니다.
이곳이 지금 전쟁이 집어삼킨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란 사실이 믿어지는가.
무자비한 폭격에 부서져 내장을 처참히 드러낸 그 도시 말이다.
환한 표정이 낯설다.

이 마을 이름은 ‘컴포트 타운(Comfort town)’. 우리말로 하면 ‘안락한 동네’다.
안락한 터전을 잃어버린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과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름이다.
레고 블록으로 쌓은 것 같은 모양 때문에 ‘레고 마을’이란 별명이 붙은 동네다.
최근 온라인에선 이 마을 사진을 공유하며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컴포트 타운은 2010년 개발하기 시작해
2019년 키이우의 옛 고무 공장 터에 들어선 우크라이나 최초·최대 복합 주거 단지다.
51헥타르(약 15만평) 땅에 180여 동이 들어섰다.
설계는 건축 사무소 아키마티카(Archimatika)가 맡았다.
건축적으로 ‘포스트 소비에트 시대’를 상징하는 곳이다.
키이우 도심은 1950~1960년대 지은 소비에트식 아파트인 ‘흐루쇼프카’가 주를 이룬다.
흐루쇼프카는 니키타 흐루쇼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시절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량 건설한 3~5층짜리 저가 아파트를 가리킨다.
소련 붕괴 후 대부분 방치돼 슬럼가로 바뀌었다.
구소련의 기억을 지우고 칙칙한 잿빛 도시를 무지갯빛으로 채색한 공간이
컴포트 타운이다. 특히 젊은 중산층에게 인기가 많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따르면 다행히 이 지역은 아직 피해가 없어 보인다고 한다.
하루빨리 포성이 멈추고 이곳이 다시 ‘안락한 동네’로 돌아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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