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게르니카’ 유엔에 다시 전시된다
록펠러 가문, 1년만에 재기증

반전(反戰) 예술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현대미술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Guernica)’가
미국 뉴욕 유엔 본부를 1년간 떠났다가 돌아왔다.
유엔 사무국은 5일(현지 시각) 게르니카 태피스트리(tapestry·직물로 된 걸개 그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실 바깥 벽에 다시 걸렸다고 밝혔다.
게르니카는 1937년 스페인 내전 당시 독일 나치군이 게르니카 마을을 폭격해
시민 2000여 명이 사망한 참상을 그린 작품이다.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이 소장한 원작은
3.5×7.8m 크기 캔버스에 그린 유화인데,
19세기 미국에서 석유사업으로 막강한 부와 권력을 쌓은 록펠러 가문의 의뢰로
1955년 태피스트리 버전으로 다시 제작돼 1985년 유엔에 기탁됐다.
앞서 록펠러 가문은 뉴욕의 유엔 부지를 사서 유엔에 기증했다.
유엔 안보리는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최근 우크라이나 위기와 북한 미사일 발사 등
긴박한 분쟁을 주로 다루는 핵심 회의체다.
지난 35년간 이런 안보리 회의를 전후해 각국 외교관과 기자들이 만나온 장소가
바로 ‘게르니카’ 태피스트리 앞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록펠러 측이 별다른 설명 없이 이 태피스트리를 회수했고,
놀란 유엔이 이를 번복해줄 것을 간청해왔다고 한다.
록펠러의 후손인 넬슨 록펠러 주니어는 이날 성명을 내
“유엔 사무총장 등이 그동안 보여준 세심한 관리에 매우 기쁘고 감사하다”며
“이 작품이 계속 세계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1년 전 회수에 대해선 “작품 보존을 위해서였다”고 했다.
록펠러 가문이 지난해 게르니카를 떼어갔던 것은
세계 각지의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유엔이 강대국 간 충돌 속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
는 말도 나온다.
고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이 2003년 이라크 침공을 용인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 측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이 작품을 급히 커튼으로 가려 놓은 적이 있다.
2009년엔 유엔 측이 본부 건물 수리를 이유로
작품을 영국 런던으로 잠시 이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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