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박물관, 만화와 손잡다
佛 루브르 추진 만화 프로젝트
마쓰모토·우라사와 등 거장 협업
신비의 공간으로 박물관 재해석
입력 2022.01.19 03:00

환상 만화 ‘루브르의 고양이’.
/©2017 Taiyo MATSUMOTO·SHOGAKUKAN, Futuropolis·Musée du Louvre éditions
박물관에서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웬 흰 고양이 한 마리가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무수한 걸작 사이를 돌아다닌다.
관람하듯이. 그러고는 잠시 사라진다.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테면 고양이는 16세기 화가 앙투안 카롱이 그린 ‘사랑의 신의 죽음’ 속에 들어가
고성(古城)을 누비고 그곳의 천사들과 어울린다.
루브르에 숨어 사는 의인화된 고양이를 내세운 만화적 상상력이
오래된 박물관을 살아 숨 쉬게 한다.
일본 만화가 마쓰모토 다이요(55)가 그려낸 환상 만화 ‘루브르의 고양이’가
최근 국내 출간됐다.
루브르 측이 일본 유명 만화가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 박물관을 배경으로 하는 만화를 의뢰한 프로젝트로
2016년 탄생했다.
작가가 직접 현지 답사·취재를 진행한 만큼
세밀한 필치로 재현된 박물관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장소와 작품 모두 부각하는 흥미로운 홍보 수단인 셈이다.
몽환적 그림체와 줄거리가
극중 박물관 신참 직원의 대사
(“예술이니 뭐니 해도 여기 있는 그림들은 천에 물감을 바른 물건일 뿐이잖아요?”)
와 같은 냉소를 뛰어넘는다.
지난해 미국의 권위 있는 만화상 ‘아이스너상’을 받았다.

해당 기획의 연장선에서 ‘20세기 소년’의 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62)는
박물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 그림 도둑을 불러냈다.
지난해 국내 출간된 ‘몽인’(夢印)은 가난한 부녀가 의문의 남성으로부터
“루브르박물관에서 그림 하나를 떼어내 숨겨놓고 오라”는 제안을 받으며 전개되는
코믹 미스터리다.
그림이 행방불명된 사이 가짜 그림을 제작해 비싼 값에 팔려는 음모가 중심축이다.
이 만화 역시 ‘직원 전용 통로’라는 비밀의 공간을 활용해
박물관에 신비와 긴장을 부여한다.
목표물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레이스 뜨는 여인’.
여러 욕망의 직조(織造)를 은유하는 이 그림을 둘러싸고 좌충우돌 작전이 실행되고,
만화는 “중요한 것은 머릿속에 그리는 것… 바로 꿈”이라는 핵심 대사로 나아간다.
박물관은 인류가 긴 세월 꿔왔던 그 꿈이 모인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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