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정연주 전 KBS사장

colorprom 2021. 7. 21. 19:29

♠[朝鮮칼럼 The Column] 정연주씨가 방심위의 長이 돼선 안 되는 이유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입력 2021.07.20 03:20

 

정연주 전 KBS사장./조선일보 DB

 

청와대가 야당 측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연주(75)씨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으로 기어이 밀어붙이려는 모양이다.

 

청와대는 야당이 야당 몫 방심위원 3명의 추천을 계속 거부할 경우

여권 추천 위원 6명만으로 방심위를 구성하고

이들의 호선으로 방심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필자는 정연주씨가 방심위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KBS 사장으로 노골적인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냈다.

또한 두 아들의 병역면제로 대표되는 내로남불 문제도 있다.

이 모두가 심각한 결격 사유다.

하지만 필자가 그의 등장을 반대하는 더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방심위미디어 내용에 대한 최후의 심판자에 해당하는 기관이다.

방심위에서 규제 수위에 대한 의사결정은

규정에 의해 기계적으로 재단되지 않고 위원들의 토론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토론의 중심에서

상이한 의견의 조정, 위원 상호 간 이해 및 신뢰의 형성,

이에 기초한 합의를 이끄는 것이 위원장의 역할이다.

 

필자는 정연주씨가 이러한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기본 자질을 결여하고 있다

판단한다.

 

그는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쉽게 말을 바꾸고

합의를 저버릴 수 있는 능수능란한 전략적 승부사 유형의 인물이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진보 성향 언론사의 논설위원으로

“현역 3년 다 때우면 어둠의 자식들이고 면제자는 신(神)의 아들”이라는 칼럼으로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 문제를 공격했다.

 

노무현 정권이 출범하면서 사임한 박권상 KBS 사장의 후임으로

노무현 후보의 언론고문을 지낸 서동구씨가 임명되었다가 낙하산 논란으로 물러나자

그 뒤를 이은 게 정연주씨다.

굴러들어온 돌이었던 그는 첫 임기 3년 동안 지속적으로 KBS 내부 성원들과 갈등을 겪었다.

하지만 거기까진 그러려니 싶은 일이었다.

문제는 그가 KBS 내부의 극심한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합의를 깨면서까지 사장 연임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정연주씨의 임기는 2006년 6월 30일까지였다.

하지만 그는 정관을 따른다며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사장직을 유지한 채 연임을 추진했다.

사장 임명제청권을 지닌 이사회 이사 11명 중 8명이 여당 측 인사들이라,

요식적인 이사회만 거치면 연임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맞서 KBS 노조는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도입을 요청했다.

최소한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사추위가 사장 공모 응모자들을 심사해서 후보를 압축하고

이사회가 그중 한 명을 사장 후보로 선정하라는 것이었다.

이사회는 KBS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기 직전 사추위안을 받아들였다.

 

사추위의 운영은 파행 그 자체였다.

우선 추천 후보 수를 3인으로 할지 5인으로 할지를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결국 정연주씨에게 유리한 5인 안을 수용하는 대신

7인의 사추위원(여당 이사 3, 야당 이사 1, 외부 3인) 중 외부 인사 3인에 대한 추천권을

노조가 갖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결과

사추위에서 정연주씨의 연임을 확실하게 밀어줄 위원이 3명이고

나머지 4명은 불확실한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정연주씨를 미는 이사회는 합의의 산물인 사추위를 무산시키고

2006년 11월 9일 그를 KBS 사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그가 KBS 사장에 재임명되고 첫 출근을 하던 날,

KBS 출입문에는 차기 노조를 이끌 노조위원장 후보들 모두가

반(反)정연주 플래카드를 들고 섰다.

KBS 직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2%가

정연주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다고 답했다.

 

정연주씨는 KBS 출입문을 두고 주차장 출구로 역주행 출근했다.

 

이명박 정부는 감사원과 새로 구성된 KBS 이사회를 동원해

2008년 8월 11일 정연주씨를 사장직에서 해임했다.

 

하지만 그를 보수 정부에 의해 축출된 공영방송의 수호자 내지

언론 탄압의 희생양으로 간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는 권력의 낙하산으로 KBS 사장이 되었고

적자 경영과 편향적 편성으로 지속적인 갈등을 야기했다.

사내 성원을 대표하는 노조와의 합의를 무시한 채

들러리 이사회를 동원한 반민주적 방식으로 연임을 달성했다가

정권이 바뀐 후 동일한 방식으로 축출되었다.

 

국민 여론을 도외시한 청와대의 정연주방심위 위원장 임명 강행은

2006년 가을 KBS 사장 인선 과정의 파행을 연상시킨다.

 

신뢰와 합의를 도외시하는 그가 수장이 되는 즉시,

힘겹게 조직의 위상을 지켜온 방심위는 무너질 것이다.

 

자신을 위해서건 이 사회를 위해서건

정연주씨는 노병(老兵)처럼 조용히 사라지는 게 옳다.

 

 

♠[사설] 文 정연주 방심위장 곧 임명 강행, 방송 장악 막장극 벌일듯

 

조선일보

입력 2021.07.24 03:24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장으로

정연주 전 KBS 사장을 강행 임명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남은 것은 형식적 수순이다.

KBS 노조까지 “특정 세력의 방송 장악”이라며 반발한 ‘정연주 내정설’이

결국 현실화된 것이다.

 

정연주 전 KBS사장/오종찬 기자

정 전 사장은 노무현 정권에서 KBS 사장에 임명돼 임기 내내 정권을 편들고 사실을 왜곡하는 방송으로 논란을 빚었다. 당시 KBS 내부의 발전협의회조차 “지난 어느 정권 때보다 더욱 철저한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하루 10시간 이상 편성된 특집 프로에서 탄핵 반대와 찬성 인터뷰 비율이 ’31대1′이었다. 시사 프로에 북한 군가인 ‘적기가(赤旗歌)’가 배경음악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검찰에 구속 기소된 친북 인사 송두율과 베네수엘라를 망친 독재자 차베스 등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기도 했다.

그 자신의 이중성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2005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자 임원 임금 20%를 자진 삭감했다가 해가 바뀌자마자 삭감분을 돌려달라고 요구해 되받아냈다. 같은 해 ‘정연주 반대’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KBS 노조의 비공개 회의를 회사 측이 몰래 녹취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2006년 직원 82%가 그의 연임을 반대하며 출근 저지에 나섰지만 주차장 출구로 ‘역주행’까지 하며 회사에 진입했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아들 병역 면제 논란을 집중 공격했는데 정작 자신의 두 아들은 미국 국적을 선택해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런 내로남불이 있나. 2005년 국정감사에선 장남이 이미 서울의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데 “미국에 있는 두 아이를 늘 그리워하며 살고 있다”는 거짓말까지 했다. 어떻게 이런 식의 거짓말을 하나.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든 장본인이 이번에는 문 정권에서 방심위원장이 된다고 한다. 방심위의 원래 취지대로라면 ‘정연주 KBS’야말로 심각한 제재 대상이어야 한다. 그런 그가 방심위원장이 된다니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다. 문 대통령이 나이 75세인 그를 불러 시킬 역할이 뭐겠나. 대선을 앞두고 정권에서 독립돼 있는 소수의 종편 방송마저 위협해 말문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정권의 전위대인 민언련 출신들도 방심위원으로 가세했다. 정 전 사장은 작년 “방심위 법정 제재는 종편에 중대한 족쇄가 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미 민주당은 비판 언론을 겨냥한 징벌적 손해배상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법률과 상식의 범주를 다 뛰어넘은 무리한 법이다. 정연주 방심위가 어떤 방송 장악 막장극을 벌일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