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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의 간신열전] [42] 당나라 현종 때나 지금이나

colorprom 2020. 7. 29. 14:09

[이한우의 간신열전] [42] 당나라 현종 때나 지금이나

 

조선일보

 

  •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입력 2020.07.29 03:12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중국 역사서 '신당서(新唐書)' 간신열전(奸臣列傳) 이임보(李林甫)에 나온 이야기부터 보자.

 

이임보는 당나라 현종(玄宗) 때의 대간(大奸)이다.

익히 아는 대로 현종은 전반기에는 명군(明君)이었다가 후반기에는 혼군(昏君)으로 전락한

이중적인 면모의 임금이다.

당연히 혼군 시절에 간신들이 날뛰게 되는데 이임보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간신이었다.

장구령(張九齡)은 벼슬에 나아가 바른 도리를 지키고 진중했다[守正持重].

이임보는 사람됨이 아첨하고 영합하는 것[便佞]으로 처신할 뿐이었다.

그렇게 해서 큰 신임을 얻고서는 매번 장구령을 시기해 그를 몰래 해치려 했다[陰害].

현종이 삭방절도사 우선객(牛仙客)이 비용을 절감하고 무기 개량도 잘했다 하여

봉읍에서 실제로 받는 조세인 실봉(實封)을 높여주려 했다.

이에 충직한 성품의 장구령이임보에게 말했다.

"실봉을 상으로 주는 것은 명신(名臣)과 큰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인데

어찌 변방의 장수를 이리 급하게 의논할 수 있겠습니까?

공과 더불어 힘껏 간언을 올립시다."

이임보는 그러자고 했다.

그러나 정작 황제에게 나아가 뵈었을 때 장구령은 할 말을 다 했지만 이임보는 침묵을 지켰다.

다음 날 우선객이 황제를 알현하여 울면서 호소하자 황제는 다시 우선객에게 상을 내리기로 하고

조정의 논의에 부쳤다.

여기서도 장구령은 한사코 반대했다.

그 순간 이임보가 "천자가 사람을 쓰겠다는데 어찌하여 안 된다는 것인가?"라고 하자

황제는 이임보는 꽉 막혀 있지 않아[不專] 좋다고 여겼다.

그에 앞서도 현종이 황태자를 폐위하려 할 때 장구령이 간언한 적이 있는데

이때도 이임보는 "천자의 집안일에 왜 관여하는가?"라고 말한 바 있다.

 

우선객을 조국 전 장관, 이임보를 추미애 장관, 장구령을 윤석열 총장으로 대체해서 보면

대체로 지금의 정국과 매우 흡사하다.

추 장관의 '충견(忠犬)'이라고 비아냥 대상이 되고 있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따로 논할 가치를 못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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