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클럽의 그늘' 변천사 (김광일 위원, 조선일보)

colorprom 2020. 5. 11. 17:01



[만물상] '클럽의 그늘' 변천사


조선일보
                         
             
입력 2020.05.11 03:20

프랑스 특파원 때 그곳 좌·우파 의원들이 한데 섞여 어울리는 것을 봤다.

유럽에서 흔히 '여송연 클럽'이라 부르는 모임이다.

저녁에 고풍스러운 파티홀에 모여 왼손에는 코냑 잔, 오른손에 시가를 들고 비정치적 화제로 친목을 나눴다. 밖에서 하면 '클럽', 집 안 거실로 들어오면 '살롱'이라 했다.

멤버십과 취미에 따라 워낙 다양했고, 로타리라이온스처럼 국제적 봉사 모임도 있다.

개화기 우리나라에선 일본식 음차로 '구락부(俱樂部)'라고 했다.


클럽'동호인 사교 모임'이면서 또 '음악을 듣고 춤을 추는 곳'이기도 했다.

'카바레'란 향수 어린 곳을 떠올리는 분도 많을 것이다.

요즘은 '라이브클럽'과 '나이트클럽'으로 대별하기도 하는데,

플로어 중심이냐 테이블 위주냐, 조리된 음식을 파는지 여부,

전속 웨이터가 호객 행위와 부킹 서비스를 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업태가 복잡하게 섞이기도 하고 밴드 공연이 있는지,

아니면 디제잉과 래퍼 위주인지에 따라 분위기는 매우 여러 갈래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1970년대 서울에는 무교동 극장식 식당 '월드컵'이 있었고,

고고장이라 했던 신촌 '우산속'이나 타워호텔 나이트클럽도 중년들의 추억 속에 들어 있다.

그러나 1980년대엔 밴드 공연만 전문으로 하는 곳은 드물었는데,

1990년대 신촌을 중심으로 1세대 언더그라운드 밴드가 등장하면서 라이브클럽 붐을 형성했다.

2000년대 들어와 임차료 상승 때문에 많은 클럽이 홍대 거리로 옮아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퍼져 나간 코로나 집단감염이 어제 저녁까지 모두 75명으로 늘어났다.

추가 접촉자 파악과 역학조사에 비상이 걸렸다.

하루 한 자릿수로 줄었던 확진자가 잠깐 방심하는 사이 쉰 명을 넘어선 것이다.

제주에서 피부관리사로 일하는 한 여성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에 직접 접촉한 사람이 130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나라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클럽은 젊음·음악·춤이 있는 곳이면서 마약과 성범죄가 끼어들기도 했다.

최근 '버닝썬' '아레나' 사건은 일부 클럽의 폭력·성범죄·탈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했다.

이번 '클럽 감염 확산'이 제2의 신천지 사태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중에도

지난 주말 그곳 주변 업소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뒤엉켜 춤판을 벌였다고 한다.


그러자 서울과 경기도가 관련 업소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

클럽이 수퍼 감염지의 오명을 안 쓰려면 그곳 손님들이 격리와 검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11/202005110001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