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정체성 잃고 당 이끌 旗手도 없어
70년대 3金 '40대 기수론'
탐탁잖은 당내 분위기 뚫고 스스로 자리 굳힌 것
정치는 결국 우두머리 싸움
그럼에도 미래통합당에 대한 기대를 접는 것은
정당은 당연히 권력 지향적이고 정치인도 그렇다.
정당은 국민 각자의 정치적 지향을 대신해주는 통로(通路)다.
이제 보수 우파, 다른 말로는 문 체제의 노선을 반대하는 반(反)좌파의 국민은
새로운 야당을 찾을 수밖에 없다.
조갑제 닷컴은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위성 정당으로 생성된 미래한국당이
통합당에 흡수되지 않고 독자 생성하면서 새로운 야당의 주류가 될 것을 제안했다.
대단히 흥미로운 제안이다.
이런 발상이 흡인력을 갖게 되면 미래통합당 내에서도 역(逆)으로 호응이 있을 수 있다.
당내 싸움에 지쳐 있거나 소외된 인사들, 또 이번 총선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지도자급 인사들,
그리고 보수 우파의 새로운 전개를 희망하는 재야 인사들까지도 새 보수 야당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포함해 과거 보수 우파 정권에서 고위 공직을 맡았던
전직 인사들까지 모두 힘을 합쳐 새로운 야당의 탄생을 도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수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 기수는 하향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1971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야당인 신민당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이철승 등 '40대 기수들'이 등장했다.
여기에 여당의 김종필까지 합해서 40대 기수들은 그 시대 정치를 풍미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등장을 '구상유취(口尙乳臭·어린이 젖비린내)'로 타기하는 당내 분위기를 뚫고
스스로 자리를 굳혀갔다.
결국 두 사람은 대통령, 두 사람은 그에 버금가는 정치적 위치를 얻었다.
지금 야권의 젊은 세대가 꼰대 타령이나 하면서 청년 우대가 없다며 '무임승차'하려는 풍조와는 사뭇 달랐다.
정치는 그 소속원들의 싸움이지만 실은 그 우두머리(기수)의 싸움으로 귀결된다.
대표 주자가 없으면 그 싸움은 지지멸렬한다.
기수가 없으면 지역 싸움에서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고, 기수가 이끌면 져도 이긴 것 같다.
2020 이후의 야권은 결국 새로운 야당의 출현으로 면모를 일신하길 기대한다.
대한민국 미래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세계적 또는 동북아시아적 상황 변화가 엄습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 북한 김정은의 신상 변화, 중국 지도부의 새로운 전개 여부,
그리고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굳게 닫힐 세계 교역의 문(門). 그리고 우리 실물경제의 추락 등
경제 위기는 2020 이후 권력정치의 기상도를 미궁으로 몰고 갈 것이다.
관건은 문 정권의 완고한 이념 정치가 이 파고를 넘을 수 있느냐에 있고
한국에 새로운 대안(代案)을 허락할 것이냐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