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 '의료붕괴' 현실로]
5일전 확진 판정받은 50대 남성, 병상 못 구해 자택격리 중 사망
의료진 방호장비 부족도 심각… 병원 절반이 마스크 이틀 이상 써
의료진 "이미 지옥 시작됐다"
이런 현상은 사이타마현만의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코로나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집중치료실(중환자실) 병상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환자를 치료해야 할 의료진에 대해 의료용 마스크, 가운, 고글 등
도쿄도 내 병원 중환자실에서 코로나 환자를 담당하는 30대 여성 간호사에 따르면
최근 관련 환자가 급증하면서
눈·코·입을 동시에 가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페이스 실드(안면 가리개) 배급이 끊겼다.
한 번 쓰고 버려야 하는 의료용 가운은 여러 의료진이 돌려 쓰고 있다.
감염증 치료에서는 환자 한 명을 치료한 후 착용했던 장비를 모두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의료용 마스크도 며칠 만에 한 번씩 지급되는 바람에 재활용해서 쓰고 있다고 한다.
이 간호사는 "오늘은 무사히 끝났지만, 내일은 어떻게 될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젊은 의료진 사이에서 "(우리도) 정말로 감염되지 않을까"
"언제까지 (의료용품) 재고(在庫)가 유지될까"라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한 남성 의사는
"의료용 장비가 부족하기 시작한 것은 3월 하순이다. 지옥이 시작된다는 예감이 들었다.
평상시처럼 의료를 제공하지 못해 이미 (의료 시스템은) 붕괴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고 한다.
NHK가 최근 코로나 환자와 관련된 의료 기관 75곳에 수술용 마스크 교체 빈도를 물은 결과
12곳이 마스크 1장으로 나흘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다.
23곳은 2~3일이라고 했다.
병원 절반가량이 마스크를 하루 넘게 사용하는 것이다.
일본은 그동안 의료용 마스크나 가운 등을 중국이나 아세안으로부터 수입해왔는데
코로나 사태로 의료용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일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지난 11일 의료용 가운 100만 벌을 일괄 매입해 배포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경제 활성화에만 집중한 나머지
팬데믹(세계적 유행병) 예방 조치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 장비를 재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려 보내는 것이 아베 내각 의료 정책의 전부라는 조롱도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