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중국]우한폐렴 경고했던 중국 의사도 사망

colorprom 2020. 2. 10. 19:53




우한폐렴 고발해온 시민기자 실종… 中 당국은 “격리됐다”


             
입력 2020.02.10 06:28 | 수정 2020.02.10 09:02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의사 이어 기자도 행방 불분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 현장에서
참혹한 현장과 당국의 대응을 고발해온 천추스(34)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천추스는 지난 6일부터 실종돼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천추스의 가족은 그가 격리됐다는 당국의 통보를 받았지만,
언제 어디로 격리된 것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튜브 영상으로 우한 실태 고발하는 천추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영상으로 우한 실태 고발하는 천추스. /유튜브 캡처
중국 동북부 칭다오 지역 출신인 천추스는 우한에 봉쇄령이 내려진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도착했으며,
병원과 장례식장, 임시 격리병동 등을 돌아보고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해
우한의 암울한 실상을 부지런히 알렸다.

앞서 우한 폐렴 확산을 처음으로 알렸다가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의사 리원량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우한 지역 실태 고발을 주저하지 않았던 동갑내기인 시민기자의 행방도 불분명해진 것이다.

한 친구는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에 천추스 모친의 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천추스는 자신이 당국에 끌려갈 경우를 대비해
자신의 트위터에 로그인할 수 있는 계정 정보를 이 친구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된 영상 메시지에서 천추스모친
"온라인의 모든 분, 특히 우한의 친구들에게 아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0379.html

리원량의 모친 "경찰, 내 아들에게 한 짓 해명하라"


조선일보
                      
             
입력 2020.02.10 03:00

[우한 폐렴 확산]

우한 시민들, 그가 죽은 시각에 호루라기 불면서 "편히 쉬시라"
지역교수 10명, 당국 비판 성명

지난 7일 리원량(李文亮) 박사가 생전 근무했던 우한중신병원 로비에 그의 초상화와 함께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지난 7일 리원량(李文亮) 박사가 생전 근무했던 우한중신병원 로비에
그의 초상화와 함께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생을 맨 먼저 경고했던 안과의사 리원량(李文亮·34)이
지난 7일 숨지자 그가 일했던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중신(武漢市中心)병원 앞에는
그의 얼굴 그림과 추모하는 꽃다발이 놓였다.

최악의 전염병 확산 속에서 대규모 시위는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병원 밖에서 그에 대한 추모 열기는 뜨거웠다.
그의 소셜미디어는 젊은 네티즌들이 찾는 성지(聖地)가 됐고,
교수들은 실명으로 중국 당국에 리씨에 대한 명예 회복과 당국의 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의대 동기 150여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신종 전염병 발생 사실을 경고했다가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환자를 진료하다가 본인도 우한 폐렴에 걸려 지난 7일 숨졌다.

씨의 죽음에 가장 슬퍼한 이는 우한 시민이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우한 시민들은 8일 그의 사망 시각(새벽 2시 58분)에 맞춰 아파트 창문을 열고 호루라기를 불고
"편히 쉬시라"고 소리를 질렀다.
리원량어머니는 7일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 리스핀을 통해
"경찰이 해명하지 않으면 우리는 괜찮을 수 없다"며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아들이 최전선에서 싸우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8일 인터넷에는 우한 지역 교수 10명이 서명한 성명서도 올라왔다.
이들은 언론 출판의 자유를 규정한 중국 헌법을 인용하며
"리원량의 행동은 완전히 헌법에 부합한다"며
당국의 잘못을 인정하고, 리원량 등에 대한 처벌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리원량의 이야기를 유언비어로 여기지 않고, 시민들이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면
지금 같은 국가적 재난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검열을 이어갔다.
 SCMP는 "중국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지 말고
소셜미디어에 관련 정보를 전하지 마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0255.html


최초 고발한 의사의 비극… 환자 돌보다 숨지자 중국 분노


조선일보
                         
             
입력 2020.02.08 03:20

[우한 폐렴 확산]
지난해말 우한폐렴 발생 알려… 유언비어 유포로 경찰조사 받아
지난달 환자 진료하다 감염돼 임신한 아내 두고 세상 떠나
"정부가 침묵 강요" 비난 들끓자… 관영매체, 뒤늦게 "존경받을 인물"

신종 전염병 발생을 경고했던 서른네 살 안과(眼科) 의사의 죽음에 중국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수많은 중국인이 그를 추모하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초기 대응에 실패한
중국 정부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우한 폐렴 발생을 경고했다가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씨가
7일 우한 폐렴에 걸려 숨졌다.
그가 일했던 우한시중신(武漢市中心)병원은 이날 새벽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력을 다해 치료했지만 그가 오전 2시 58분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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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시대의 영웅" 추모 - 7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중신병원 주변에 마련된
중국 의사 리원량의 임시 추모소에 리씨의 사진과 꽃다발, 담배가 놓여 있다(오른쪽 사진).
우한시중신병원 의사인 리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생을 미리 경고했다가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달 감염자를 진료하다 자신도 우한 폐렴에 걸려 7일 결국 사망했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인터넷에서는 "시대의 영웅"이라는 등의 추모 글이 이어졌다. 왼쪽 사진은 리씨가 우한 폐렴에 걸려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 /리원량 웨이보·EPA 연합뉴스
그는 임신한 아내, 아이와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최신 스마트폰과 테슬라 전기차를 좋아했고
영국 프로축구팀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의 경기 장면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그런 리씨를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휘슬블로어(내부 고발자)로 만든 것은 중국 정부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우한대 의대 동창 150여 명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우한) 화난수산물 시장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7명 발생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한 환자의 자료에서 사스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사한 검사 결과를 봤다고 한다.
우한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발생하고 있었지만 시 당국이 이를 공개하지 않을 때였다.

그에게 연락한 것은 보건 당국이 아니라 경찰이었다.
그는 1월 3일 밤 우한시 중난루(中南路) 파출소로 불려갔다.
경찰 2명은 사흘 전 그가 친구들과 나눴던 대화 내용을 보여주며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사회질서에 엄중한 손실을 끼쳤다"고 했다.
경찰은 "반성하고 다시는 위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훈계서(訓戒書)를 내밀었고,
리씨는 거기에 서명한 후에 석방됐다.
그는 이후 중국 언론 인터뷰에서 "압박감이 컸다"고 했다.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그가 경고했던 바이러스가 중국과 전 세계 20여국으로 퍼졌다.
그도 바이러스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달 8일 82세 녹내장 환자를 진료하다 우한 폐렴에 걸렸다.
그는 이틀 뒤부터 발열 증세를 보여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의 부모도 감염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감염자가 급증하자 중국 언론은 리씨 사건을 주목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중국 언론 차이신 인터뷰에서
"그때 모두가 사실을 중시했다면 전염병 폭발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입원 중에도 "회복되는 대로 (진료) 일선에 나가고 싶다"며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는데 탈주병이 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상태는 확진 판정을 받은 지 5일 만인 6일 급격히 나빠졌고 결국 우한 폐렴 희생자가 됐다.

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인터넷에서는 "시대의 영웅"이라며 추모 글이 이어졌다.
평범한 학생, 회사원들은 "전염병 정보를 숨긴 채 리씨 입만 막으려 했다"며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를 죽이는 건 박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숙주)가 아니라 정부가 강요한 침묵"이라고 했다. "국가의 수치, 시대의 수치" "우한시 정부는 공개 사과하라"는 의견도 있었다.

전례 없는 네티즌 반응에 우한시, 후베이성이 잇달아 추모 입장을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로 "리씨는 존경받아야 할 인물"이라고 했다.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도 리씨를 추모하는 소개 페이지를 만들고
'의사, 신종 폐렴 휘슬블로어'라고 소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중앙의 비준에 따라 국가감찰위원회 조사팀을 우한에 보내 리원량 사건을 전면 조사하기로 했다"
보도했다.

그의 사망으로 중국 정부는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그간 "유언비어는 바이러스보다 더 나쁘다"며 언론 통제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네티즌 가운데는 정부 발표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날 새벽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언론 자유를 원한다'는 해시태그(검색하기 편하게 하는 '#' 기호)를 단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180만명 이상이 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글은 오전 9시가 되기 전 삭제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08/2020020800151.html

[만물상] 우한의 '진짜 의사'를 애도함


조선일보
                         
             
입력 2020.02.08 03:18

1910년 만주에서 고열에 시달리다 피를 토하고 죽는 사람이 속출했다.
까닭을 알 수 없었던 청나라 조정이 케임브리지 의대를 졸업하고 말레이시아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29세 우롄더(伍連德)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곧바로 고국으로 달려간 우롄더는 전염병이 '폐 페스트'라는 걸 밝혀냈다.
중국 방역 최초로 마스크를 보급하고 격리·소독·교통차단을 했다.

문제는 시신 소각이었다.
객지에서 죽은 사람을 고향에 묻는 풍습을 눈감아줬다가는 페스트가 중국 전역으로 퍼질 판국이었다.
그는 황제에게 상소문을 써서 '화장(火葬) 명령서'를 받아냈다.
우롄더 덕분에 페스트는 만주에서만 6만명의 희생자를 내고 끝났다.
전국 창궐을 막았다.

공산화 이후 중국 의사는 고달프다.
개인 병원을 차리기도 어렵고 개업해도 돈 벌기가 어렵다.
6년 공부해 의대를 졸업하면 박봉의 '공무원 의사'를 해야 한다.
불만을 품은 환자 폭력에 시달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의사 90% 이상이 다시 직업을 택한다면 의사는 안 하겠다고 답한 여론 조사 결과가 이상할 게 없다. 

[만물상] 우한의 '진짜 의사'를 애도함
▶그래도 '진짜 의사'는 있다.
2003년 중국 공산당이 숨기던 사스 창궐을 외부에 알린 고발자가 군(軍) 병원 의사 장옌융(蔣彦永)이었다. 그는 자신이 확인한 사스 확진자만 60명인데도 당국이 "12명뿐"이라고 거짓말하는 걸 보고
해외 언론에 진실을 제보했다.
이후 감금과 가택 연금을 당했지만 한 인터뷰에서
"나는 중국 정치를 보고 거짓말하는 게 가장 쉽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나는 거짓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한 폐렴' 확산을 처음 폭로했던 우한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어제 새벽 사망했다.
이제 34세 한창나이에 환자들을 돌보다 감염됐다. 부모도 감염됐다고 한다.
그의 SNS 계정 방문자가 3억3000만명을 넘었다.
그를 체포해 반성문을 쓰게 했던 공산당은 선전기관들을 총동원해 갑자기 '의인(義人) 만들기'에 나섰다.
국민 분노를 희석해보려는 것이다.

▶어제 시진핑 주석이 "대응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했다.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말을 믿는 중국인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한 네티즌은 "우리를 죽이는 건 박쥐가 아니라 정부가 강요한 침묵"이라고 했다.

리원량 사망'언론 자유를 원한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지만 곧바로 삭제되고 있다.
이제 리원량의 입은 영원히 닫혔다.
그러나 중국인들자유에 대한 갈망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07/20200207043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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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경고했던 중국 의사도 사망


조선일보
                         
             
입력 2020.02.07 03:09

지난 1일 "나도 감염" 글 올려

우한중심병원의 안과 의사 리원량
전 세계로 번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를 초기에 경고해
중국 내에서 '내부 고발자'라는 평가를 받아온 중국 의사가 우한 폐렴에 감염돼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우한중심병원의 안과 의사 리원량(李文亮·사진)이 6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리원량은 지난해 12월 병원을 찾은 환자 7명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모두 화난 수산물시장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아낸 뒤 전염병임을 직감하고 이들을 격리했으며,
12월 말엔 동료 의사들에게 감염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로 부터 거짓 소문 유포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리원량의 경고를 유언비어로 몰던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이 유행하기 시작한 지 약 한 달 후인 지난달 20일에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우한과 주요 도시 방역을 시작했다.

리원량은 지난달 녹내장 환자를 치료한 뒤 폐렴 증상을 보여 입원했고,
지난 1일 웨이보에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07/2020020700290.html


[김순덕의 도발] 우한폐렴, 독재자 무너뜨리나


김순덕 대기자 입력 2020-02-07 17:15수정 2020-02-07 20:27








독재 정권은 우발적 사고로 붕괴된다.
2011년 튀니지노점상 청년의 분신(焚身) 자살에 의해 무너졌듯,
중국 시진핑 체제도 우한 폐렴의 ‘내부 고발자’ 리원량의 죽음으로 무너질 수 있다.

34살 젊은 나이에 우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난 그는 중국 후베이성 중앙병원의 안과 의사였다.
작년 12월 30일 저녁 단체 채팅방에
“화난 수산물시장을 다녀온 환자들이 사스 증상을 보이니 검진할 때 보호장비를 쓰라”는 문자를 보냈다가
다음날 중국 공안의 경고를 받았다. 입 닥치지 않으면 유언비어 유포죄로 처벌하겠다는 거다.

● ‘내부고발’ 은폐한 중국 정부


리원량은 입 다물고 진료만 하다 감염돼 병원에 실려 갔다.
중국 보건당국은 1월 11일 우한 폐렴 첫 사망자 발생을 발표하면서도 자신들의 잘못을 말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리원량을 유언비어 유포자로 체포하면서 ‘내부 고발’을 은폐했다는 사실은
31일에야 그 젊고, 정직하고, 정의감 넘치는 의사가 병원 중환자실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SNS 동영상에 올리면서 알려질 수 있었다.


그가 7일 오전 2시58분 경 결국 숨졌다고 우한중심병원이 밝혔다.
그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얘기도 적지 않다.
제대로 말도 못하는 상태에서 문자 인터뷰를 통해
“진실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한 사회는 하나의 목소리만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던 의사였다
(불현듯 “당신이 검사냐”하며 상관에게 대든 우리나라 검사가 떠오른다).

관련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과 위험성을 처음 언급했다가 중국 정부의 경고를 받고 진료 중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중국 후베이성 의사 리원량.

● 억울한 죽음은 혁명을 부른다

중국 땅에도 자신의 업(業)에 목숨 거는 의사가 있음을 세상에 알린 리원량은 진정 의사다운 의사였다.
유언비어 유포죄로 처벌하겠다는 압박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지만
만일 그때 모두가 이 사실을 중시했다면 오늘의 전염병 폭발은 없었을 것”이라며
그는 죽을 때까지 안타까워했다.

리원량의 죽음에 중국 인민들의 분노가 끓어오른다.
SNS 추모글에 중국 정부의 책임을 묻는 주장도 등장했다.
관영매체 중에서도 어용으로 꼽히는 환추시보 사설에서 조의를 표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그 분노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향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조절하고 있을 것이다.

2010년대 초 ‘아랍의 봄’은 튀니지 노점상 청년의 분신자살에 촉발됐다.
오랜 독재와 부패, 경제난과 실업난에 지친 튀니지 사람들은
2010년 12월 17일 부패 공무원의 단속을 받고 제 몸에 불을 붙인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동영상을 보고는,
더는 못 참겠다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2011년 튀니지의 극심한 경기 불황 속에서 취업을 하지 못 해 경제난에 허덕이다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사망한 무함마드 부아지지. 그의 분신사건 이후 전 아랍권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다.

● 중국정부의 책임을 묻는 중국인민들

벤 알리 정권의 강경 진압에도 시위는 멈추지 않았다.
이듬해 1월 4일 부아지지가 끝내 숨지자 아예 독재자 퇴진운동으로 확산됐다.
다급해진 벤 알리는 13일 새벽 사과성명을 TV로 생중계했으나 군부는 그날 중립을 선언했다.
결국 다음날 벤 알리는 사우디로 망명했다.
부아지지의 분신 28일 만이었다.

2011년 부아지지의 죽음처럼, 1987년 ‘탁 치니 억 하고 죽은’ 대학생 박종철의 죽음처럼,
청년의 희생은 혁명을 몰고 오는 가장 아픈 폭탄이다.
‘우발적 사고’ 같은 사망사건이 일어나고, 시위가 확대되면서 독재정권이 유화적 대책을 내놓으면,
군부지배엘리트는 냉혹하게 계산한다. 어느 편에 설 것인가.

리원량의 죽음중국 정부가 당혹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 당장 시위가 일어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점이다.
단 하나, 사람이 모이는 것을 극도로 피해야 하는 우한 폐렴의 속성상,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기 힘들다는 점만 빼고(이 대목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운도 좋다 싶다).

무함마드 부하지지의 죽음 이후 전 아랍권 국가에 퍼진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현지의 시민들.출처=위키미디어

● 중국몽은 깨질 수 있다…그럼 대깨문은?

하늘의 명(天命)을 받은 천자(天子)가 나라를 다스린다고 믿는 중국이다.
가뭄 같은 천재지변이나 역병은 천명이 바뀐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천명이 바뀌고 왕조의 이름이 변하는 것이 혁명(革命)이다.
거의 200년에 한번씩 왕조가 바뀌어도 중국인들이 태연하게 자기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지난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현대의 중국인들이 이번 전염병을 놓고 시진핑이 하늘의 분노를 산 것이라고 보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폐렴사태시진핑 체제의 정당성을 흔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들의 실망이 커지고, 공장들이 폐쇄되면서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시진핑중국몽(中國夢)도 깨질 수 있다.

남의 나라 걱정할 때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신종코로나 종식에 나설 것”라고 했다.
비상한 각오 아니어도 좋다.
중국몽만 믿고 오랜 동맹을 버릴 꿈만 꾸는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들이
제발 꿈에서 깨길 바랄 뿐이다.
단 한사람도 우한 폐렴에 희생되는 일 없이.

김순덕 대기자 dob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