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2.03 03:00
[밀리언셀러 '오베라는 남자'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
죽음 앞둔 家長 이야기 다룬 신작 '일생일대의 거래' 출간
"행복한 사람들은 현재에 만족… 성공한 이들은 대부분 불행해"
인쇄소·식당일 전전하다 데뷔 "쉬운 단어가 내 소설의 강점"
괴팍한 노인이 아내와 사별 후 죽음을 준비하는 소설 '오베라는 남자'는 출간되자마자 유럽에서 밀리언셀러가 됐다. 전 세계 44국에 판권이 수출되고 영화로도 만들어지며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38)은 데뷔와 동시에 스타가 됐다.
최근 출간된 그의 신작 '일생일대의 거래'는 스웨덴 헬싱보리 지역신문에 실린 짧은 소설이다.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일 때문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고 일생을 돌아보는 이야기. 병원에서 아픈 소녀와 친구가 된 그는 사신(死神)에게 '소녀를 살리려면 이 세상에서 당신의 흔적을 모두 지워 버려야 한다'는 제안을 받는다.
최근 출간된 그의 신작 '일생일대의 거래'는 스웨덴 헬싱보리 지역신문에 실린 짧은 소설이다.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일 때문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아버지가 암 선고를 받고 일생을 돌아보는 이야기. 병원에서 아픈 소녀와 친구가 된 그는 사신(死神)에게 '소녀를 살리려면 이 세상에서 당신의 흔적을 모두 지워 버려야 한다'는 제안을 받는다.
지난 2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난 배크만은 "차기작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쓴 짧은 소설"이라며, "한 인간이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지 써보고 싶었다"고 했다. "죽는 순간까지 포기하기 어려운 건 자신의 유산이라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죽을 것을 알지만, 누군가는 자신을 아름답게 기억해주길 바라잖아요."
평생 이기적으로 살아온 아버지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 짧은 이야기지만 성공과 행복이 무엇인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배크만은 "인간은 행복을 쉽게 느끼도록 설계된 동물이 아니다"라면서, "인간이 늘 행복하기만 하다면 초고층 빌딩도 비행기도 발명하지 못했을 것이고, 주어진 한계를 넘어 우주로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10대 때는 난 언제나 행복해야 하고 내 행복이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아버지가 '어른이 되면 늘 행복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될 거다'라고 말씀하셨죠. 아이를 낳고서야 그 말씀을 이해하게 됐어요." 그는 "내가 아는 불행한 사람들은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라면서, "행복한 사람들은 재산이 얼마든 직업이 무엇이든 '이 정도면 충분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배크만도 성공의 정점에서 멈칫했다. 북미 투어를 다니며 스트레스가 극심해지고 불안 장애 증세가 나타났다. 가수가 콘서트 투어를 하듯 행사장, 호텔, 비행기만 오갔다. "도대체 내가 누군지 모르겠고 스트레스는 점점 심해졌어요. 그냥 견디라고 조언한 선배 작가들을 보니 다들 이혼했더라고요! 그들처럼 될까 봐 심리 상담도 받고, 해외 투어는 이제부터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했죠."
작가로 성공하기 전, 수많은 직업을 거쳤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쇄소와 식당 주방, 해충 박멸 업체에서 일했다. '너 도대체 커서 뭐가 될 거냐' 묻는 부모님이 싫어서 대학에 들어갔지만, 3년 반을 다니다 결국 자퇴했다. 그때부터 낮에는 지게차 기사로 일하며 지하철 무가지에 무보수로 기고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5~6줄짜리 단신으로 시작해 나중엔 칼럼까지 쓰게 됐어요. 정치·경제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니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자는 목표 하나로 재밌는 칼럼을 쓰기 시작했죠."
첫 소설 '오베라는 남자'도 칼럼처럼 시작했다. 그는 "잡지에서 가장 길게 쓸 수 있는 분량이 1만자였다"면서 "그때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긴 기사를 쓰듯 오베가 그날 뭘 했는지 1만자 분량으로 각 장을 채웠고 그게 합쳐져 소설이 됐다"고 했다.
'오베라는 남자'는 2015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북유럽 소설 열풍을 일으켰다. 그는 번역하기 쉽다는 점을 자신의 소설이 갖는 강점으로 꼽았다. "멋지고 어려운 단어보다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단어를 써요. 전 세계 언어 어디에나 있는 쉬운 말요.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볼 수도 있는 시간에 400~500쪽 넘는 소설을 읽도록 독자를 붙잡아 둬야 한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죠."
평생 이기적으로 살아온 아버지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 짧은 이야기지만 성공과 행복이 무엇인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배크만은 "인간은 행복을 쉽게 느끼도록 설계된 동물이 아니다"라면서, "인간이 늘 행복하기만 하다면 초고층 빌딩도 비행기도 발명하지 못했을 것이고, 주어진 한계를 넘어 우주로 떠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10대 때는 난 언제나 행복해야 하고 내 행복이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아버지가 '어른이 되면 늘 행복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될 거다'라고 말씀하셨죠. 아이를 낳고서야 그 말씀을 이해하게 됐어요." 그는 "내가 아는 불행한 사람들은 모두 성공한 사람들"이라면서, "행복한 사람들은 재산이 얼마든 직업이 무엇이든 '이 정도면 충분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배크만도 성공의 정점에서 멈칫했다. 북미 투어를 다니며 스트레스가 극심해지고 불안 장애 증세가 나타났다. 가수가 콘서트 투어를 하듯 행사장, 호텔, 비행기만 오갔다. "도대체 내가 누군지 모르겠고 스트레스는 점점 심해졌어요. 그냥 견디라고 조언한 선배 작가들을 보니 다들 이혼했더라고요! 그들처럼 될까 봐 심리 상담도 받고, 해외 투어는 이제부터 가족들과 함께 가기로 했죠."
작가로 성공하기 전, 수많은 직업을 거쳤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쇄소와 식당 주방, 해충 박멸 업체에서 일했다. '너 도대체 커서 뭐가 될 거냐' 묻는 부모님이 싫어서 대학에 들어갔지만, 3년 반을 다니다 결국 자퇴했다. 그때부터 낮에는 지게차 기사로 일하며 지하철 무가지에 무보수로 기고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5~6줄짜리 단신으로 시작해 나중엔 칼럼까지 쓰게 됐어요. 정치·경제에 대해 아는 것도 없으니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자는 목표 하나로 재밌는 칼럼을 쓰기 시작했죠."
첫 소설 '오베라는 남자'도 칼럼처럼 시작했다. 그는 "잡지에서 가장 길게 쓸 수 있는 분량이 1만자였다"면서 "그때 소설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서 긴 기사를 쓰듯 오베가 그날 뭘 했는지 1만자 분량으로 각 장을 채웠고 그게 합쳐져 소설이 됐다"고 했다.
'오베라는 남자'는 2015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북유럽 소설 열풍을 일으켰다. 그는 번역하기 쉽다는 점을 자신의 소설이 갖는 강점으로 꼽았다. "멋지고 어려운 단어보다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단어를 써요. 전 세계 언어 어디에나 있는 쉬운 말요.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볼 수도 있는 시간에 400~500쪽 넘는 소설을 읽도록 독자를 붙잡아 둬야 한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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