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2.20 03:13
우리 쓰임새도 적지 않은 강구연월(康衢煙月)이라는 성어는 평화롭고 넉넉한 세상을 가리킨다.
앞의 '강구'라는 단어는 넓고 평탄한 길이다.
'연월'은 아지랑이처럼 공중에 은은하게 낀 내와 그 위의 달이다.
넓게 펼쳐진 거리에 뭔가 차분하게 가라앉은 안정(安定)의 형용이다.
넓게 펼쳐진 거리에 뭔가 차분하게 가라앉은 안정(安定)의 형용이다.
다른 한자 단어로 표현한다면 평온(平穩)이다.
중국에서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사평팔온(四平八穩)이라는 성어를 곧잘 쓴다.
퍽 안정적이어서 오류나 혼란 등이 없는 경우다.
중국인의 의식 속에 이 '평온'을 향한 갈구는 아주 집요하다.
우선 글자 '평(平)'의 조어(造語) 행렬에서도 잘 드러난다.
영어의 peace는 중국어로 화평(和平)으로 적는다.
모두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안정적 환경이다.
승평(昇平)과 태평(太平)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승평(昇平)과 태평(太平)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중국인이 정말 꿈꾸는 세상이다. 전란과 재난이 없어 살기 좋은 세월이다.
평안(平安)은 걱정이나 탈 없이 잘 지내는 상태다.
일이 순조롭게 펼쳐질 때인 평탄(平坦), 평순(平順)도 어감이 좋다.
험한 산길을 가리키는 기구(崎嶇), 험준(險峻)은 그래서 기피 대상이다.
험한 산길을 가리키는 기구(崎嶇), 험준(險峻)은 그래서 기피 대상이다.
물이 흘러넘쳐 안정적 상황을 해치는 동탕(動蕩),
더 나아가 걷잡을 수 없는 동란(動亂)은 중국인이 가장 경계하는 장면이다.
집권 공산당 또한 다른 무엇보다 유온(維穩)을 특히 강조한다. 안정[穩]을 유지[維]한다는 뜻이다.
집권 공산당 또한 다른 무엇보다 유온(維穩)을 특히 강조한다. 안정[穩]을 유지[維]한다는 뜻이다.
그런 바람 때문에 이름에 '평'을 쓰는 사례가 많다.
현대 중국의 두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
과 시진핑(習近平)이 그렇다.
개혁·개방으로 조금 이뤘던 덩샤오핑의 성취[小平]를
개혁·개방으로 조금 이뤘던 덩샤오핑의 성취[小平]를
시진핑이 더 큰 치세(治世)로 이끈다[近平]고 풀이할까.
그러나 상황이 예전만 못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표현대로 미·중 마찰을 비롯한 국내외 위협적인 요소가
마치 '전쟁을 알리는 봉홧불이 사방에서 일어나는 봉연사기(烽烟四起)' 분위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쉐보레] 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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