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이 며칠 이어지자 단백뇨가 나왔다.
진단 스틱으로 소변을 찍어보니 단백질이 검출된 것. 원래 제로여야 한다.
단백뇨가 생겼다면 신장 기능부터 뒤져야 한다.
콩팥은 '아까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걸 막고, 피해 나가는 것도 재흡수한다.
신장병이 없는데도 단백뇨가 나오는 경우는
열이 나거나, 운동을 심하게 했거나, 추위에 노출됐거나, 탈수됐을 때 등이다.
▶단식으로 단백뇨는 왜 나왔을까. 복합 탈수 때문이다.
음식 섭취가 없으니 수분 흡수도 적다.
단식해도 물을 많이 마시면 되겠지만 추위에 노출된 상태에서는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피부가 오그라들고 혈압이 오르면 갈증 센서가 둔해진다.
건조한 겨울에는 빨래가 잘 마르듯, 추위 속에서는 호흡과 피부를 통한 수분 증발이 빠르다.
의외로 '겨울 탈수'가 많다.
결국 추위·단식·탈수가 겹쳐 단백뇨가 나왔다.
'실내 금식'이 아닌 겨울철 '야외 단식'이 문제였다.
▶황 대표는 단식 7일째 의식을 몇 시간 잃었다.
이는 케톤증(ketosis) 때문이다.
음식 섭취가 12~16시간 끊기면 몸은 세포 활동 에너지원인 혈당을 먼저 소진한다. 손에 쥔 현금 쓴 격이다.
그다음 간에 저축된 혈당 전구체를 갖다 쓴다.
그래도 금식이 이어지면 지방에서 빚을 내 에너지로 쓴다.
간헐적 단식이 살을 빼는 원리다.
하지만 그 과정에 케톤 물질이 나오는데 이것이 의식을 혼미하게 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단식에 잘 버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수분 흡수가 부족하면 누구도 일주일을 못 버틴다.
조난당한 이에게 빗물·강물·눈덩이·자기 오줌은 생명수다.
물을 마셔도 음식 섭취를 완전히 끊으면 한 달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추위 속에 있으면 훨씬 더 빨리 한계를 맞는다.
설탕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마시면 좀 더 견딘다.
굵은 사탕 한 알이면 300칼로리 정도 되는데, 하루 숨 쉬고 심장 뛰게 할 수 있다.
▶단식 후 '재급식 증후군'이라는 게 있다.
장기간 금식했다가 처음 며칠 동안 너무 많은 음식이나 액체 영양제를 섭취하면,
칼륨, 마그네슘, 인 등의 전해질 농도가 교란되는 현상이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뇌도 마찬가지다. 심장마비로 뇌혈류가 끊겼다가, 심폐소생술로 심박동이 살아나면
뇌혈류 재관류가 강하게 일어나 뇌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일종의 후폭풍이다.
몸과 세상 이치가 같다.
단식은 할 때나, 끝났을 때나 모두 보통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