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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1] 환양망익 (豢羊望翼) /양을 길러 날개가 달리기를 바란다 (정민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9. 10. 17. 15:25


[정민의 世說新語] [541] 환양망익 (豢羊望翼)


조선일보
                         
  •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입력 2019.10.17 03:15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1652년 10월 윤선도(尹善道·1587~ 1671)가 효종당시에 급선무로 해야 할 8가지 조목을 갖추어

상소를 올렸다. '진시무팔조소(陳時務八條疏)'가 그것이다.


하늘을 두려워하라는 외천(畏天)으로 시작해서, 마음을 다스리라는 치심(治心)을 말한 뒤,

셋째로 인재를 잘 살필 것을 당부하는 변인재(辨人材)를 꼽았다.

"정치는 사람에게 달렸다(爲政在人)"고 한 공자의 말을 끌어오고,

"팔다리가 있어야 사람이 되고, 훌륭한 신하가 있어야 성군이 된다(股肱惟人, 良臣惟聖)"고 한

'서경'의 말을 인용한 뒤 이렇게 말했다.

"삿된 이를 어진 이로 보거나, 지혜로운 이를 어리석게 여기는 것, 바보를 지혜롭게 보는 것 등은

바로 나라를 다스리는 자의 통상적인 근심입니다.

다스려지는 날은 늘 적고, 어지러운 날이 항상 많은 것은 모두 이 때문입니다

(以邪爲賢, 以智爲愚, 以愚爲智, 此乃有國家者之通患. 而治日常少, 亂日常多, 皆由於此也)"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적재적소에 인물을 발탁하는 문제를 설명한 뒤,

"마땅한 인재를 얻어서 맡긴다면,

전하께서는 그저 가만히 있어도 나라를 다스릴 수 있고, 높이 팔짱을 끼고 있어도 아무 근심이 없을 것입니다. 마땅한 인재를 얻지 못한 채 나라를 다스리려 한다면,

이는 진실로 수레를 타고서 바다로 달려가고, 양을 길러 날개가 돋기를 바라는 것과 같아

애를 써 봤자 한갓 수고롭기만 하고, 나날이 위망(危亡)의 길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如此等人材得而任之, 則殿下可以垂衣而治, 高拱無憂矣. 不得其人, 而欲治其國,

則誠如乘輦而適海, 拳羊而望翼, 徒勞於勵精, 而日就於危亡矣)"라고 했다.

글 중에 수레를 타고 바다로 가고(乘輦適海), 양을 길러 날개가 달리기를 바란다(豢羊望翼)는 말은

당나라성균( 盛均)의 '인한해(人旱解)'에 나온다.

수레를 몰고 길이 아닌 바다를 향해 내달리면 결국은 물에 가라앉고 만다.

아무리 정성을 쏟아 길러도 양의 어깨에서 날개가 돋아날 리는 없다.

될 수 없는 일의 비유로 쓴다.


효종은 비답(批答)을 내려 "내가 불민하지만 가슴에 새기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도 나의 과실을 지적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 달라"고 당부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16/201910160278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