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의 북한인권단체 탄압을 고발하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한 단체는 계좌 조회가 이뤄진 사실을 통보받고서야 알게 됐다
처음 겪는 일이라 너무 당황해 대응을 못 했고 영문도 몰랐다
떠들어봐야 '적폐 단체'처럼 비치거나 정권에 한 번 더 찍힐 것
후원자들이 겁을 먹고 떨어져 나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이영환(40)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 사례를 기록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탈북민 증언과 구글어스의 위성사진을 활용해 공개 처형장과 암매장 장소 등을 특정한 '북한 정권의 처형과 암매장' 보고서를 냈다. 그는 NED(미국민주주의기금)가 제정한 '2018 민주주의상'을 받았다.
그런 그가 문재인 정권에서 벌어졌던 '북한인권단체 탄압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17년 가을 검찰이 북한인권·민주화운동단체 1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이 단체들의 이름을 언론에 슬쩍 흘렸습니다. 하지만 그 뒤 구체적인 증거가 나왔거나 위법 사례가 적발된 단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한 번 훼손된 단체의 평판과 신뢰는 회복하는 게 매우 어렵습니다. 후원자는 떨어져 나갔고, 대학생 중심으로 활동하던 북한인권청년단체는 결국 문을 닫게 됐지요. 이와는 무관하게 한 북한인권단체에 대해서는 후원 계좌와 직원 개인 계좌를 들여다봤습니다."
"그 단체는 계좌 조회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통보받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처음 겪는 일이라 너무 당황해 대응을 못 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영문도 모릅니다. 그냥 침묵했습니다. 바깥으로 떠들어봐야 자칫 '적폐 단체'처럼 비치거나 정권에 한 번 더 찍힐 수 있으니까요. 후원자들이 겁을 먹고 떨어져 나갈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그저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지금까지 입을 다물어 왔습니다(해당 단체에 확인해보니 사실이었다)."
―당신이 하는 '전환기정의워킹그룹'도 그런 적이 있었나요?
"저희 단체는 다국적 외국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만약 압수수색이 들어올 경우 각자 대사관에 긴급 연락해 개입 및 보호를 요청하도록 짜놓았습니다. 대부분 북한인권단체는 우리와 같지 않습니다. 정부 공권력에 무방비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기반이 취약한 탈북민 단체의 타격이 가장 큽니다."
―북한인권 및 북한민주화단체들이 정부 지원 사업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인가요?
"그전까지 통일부의 활동 지원 사업 분야에는 '북한사회 바로 알리기'가 있었습니다. 북한인권·북한민주화와 관련된 민간 활동이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요. 그러나 현 정권에서는 지원 사업 분야가 '평화'나 '남북 교류 협력'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단체들은 현 정권의 코드에 맞추는 문제로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당수는 활동을 포기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통일부는 '이 단체들이 사업 신청을 안 했기 때문이지 우리가 지원을 안 해주려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정부 지원 사업에 신청하지 않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