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말다툼하는 커플을 봤다.
여자는 대화를 원하는 듯했고, 남자는 입을 다문 채였다.
"네가 그렇게 흥분하기 때문에 말하기 싫은 거야!"라는 그의 말은
대화를 원하는 그녀에게 노여움으로 돌아왔고
"이 순간만 벗어나면 그만인 너는 비겁한 사람이야!"라는 그녀의 말은
그를 대화에서 더 멀어지게 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의 침묵에 폭발했고, 그는 그녀의 흥분에 질려버린 것 같았다.
수전 케인의 책 '콰이어트'는
세상의 많은 갈등이 내향적·외향적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역학관계라고 말한다.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이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일이 얼마나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고,
내향적인 사람은
자신의 과묵함이 상대를 얼마나 답답하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향적인 사람은 갈등을 시간을 들여 해결하려는 데 비해,
외향적인 사람은 즉각 문제를 드러내고 빠르게 해결하려는 기질이 있다.
외향적인 사람은 인지능력의 대부분을 눈앞의 목표에 할당하고,
내향적인 사람은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는 데 사용한다.
저자에 따르면, 같은 일을 두고도 내향적인 사람은 격려에 반응하고 외향적인 사람은 주문에 반응한다.
내향적인 사람은 "지금도 그렇고, 계속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조금만 힘내세요"라는 부드러운 말에 움직이고, 외향적인 사람은 "이것밖에 못 해요? 훨씬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집중해요!"처럼 적극적인 요청에 성과를 낸다.
외향적인 사람의 즉각적인 반응은 상황을 수습해 빨리 정리하길 원하는 뜻이고,
내향적인 사람의 침묵은 상대에 대한 무시가 아니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단 뜻이다.
알아두면 좋은 것은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에 비해 정보 과부하를 잘 처리한다는 것이다.
카페의 다툼은 여자의 울음으로 끝났다.
남자는 지친 얼굴로 그녀를 침묵 속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외향성과 내향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에겐 통역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