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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체포설 돌던 김정일의 요리사, "평양 식당에서 근무 중"

colorprom 2019. 7. 14. 14:59



체포설 돌던 김정일의 요리사, "평양 식당에서 근무 중"


             
입력 2019.07.09 10:58 | 수정 2019.07.09 13:40

김정일 일가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72·가명)가 간첩 혐의로 평양에서 체포됐다는 소문과 관련해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후지모토가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계속해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데일리NK는 최근 평양에서 후지모토가 운영하는 일식당인 ‘타카하시’에서 식사를 한 이들이 매체에 이 같이 전해왔다며 ‘후지모토가 감금되거나 행방불명됐다는 최근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일본 매체 데일리신초는 "후지모토가 2012년과 2016년 방북(訪北) 때 얻은 정보를 미 중앙정보국(CIA)에 제공한 것이 탄로나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지난 6일 북·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후지모토 소재가 지난 6월쯤부터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012년 7월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왼쪽)을 만난 후지모토 겐지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NKnews
2012년 7월 북한 평양에서 김정은(왼쪽)을 만난 후지모토 겐지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다./NKnews
데일리NK는 그러나 타카하시에서 고객을 접대하는 후지모토를 목격했다는 증언과, 그를 직접 보진 못했지만 이 식당에서 후지모토가 초밥을 준비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여전히 걸려있었다는 전언(傳言)이 있다면서 "후지모토가 북한 당국과 마찰을 빚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후지모토 겐지는 누구
‘후지모토 겐지’라는 이름은 가명(假名)이다. 일본 아키타현 출신인 그의 실명은 알려진 바 없다. 북한에선 ‘박철’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고 한다. 도쿄 긴자의 초밥집 요리사 출신인 그는 1987년 북한 고려 호텔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하다가 1989년 김정일에게 초밥 요리를 만들어준 것이 인연이 돼 2001년까지 13년간 김정일 일가의 전속 요리사로 일했다.

후지모토는 북한에서 김정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다고 한다. 김정철·김정은 형제의 놀이 상대가 되어주기도 했다. 그는 1989년 북한의 ‘국민 가수’인 엄정녀와 결혼했고 노동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2001년 북한에서 일본 간첩 혐의를 받게 되자 음식 재료를 산다며 베이징으로 출장 간 틈을 이용해 일본으로 귀국했다.

후지모토는 이 때의 경험을 토대로 2003년부터 ‘김정일의 요리사’, ‘김정일의 사생활’ 등 북한 김일성 일가에 관한 책을 펴냈다. 특히 책 ‘김정일의 요리사’에서 "후계자는 김정은뿐"이라고 단언했는데, 실제로 7년이 지난 2010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됐다. 당시에는 김정일 후계자로 김정남을 꼽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2012년 김정은의 초대로 다시 북한을 찾았다. 그는 이후 일본 방송 출연 도중 당시 10여년 만에 재회한 김정은과 만찬장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가 김정은에게 "배신자가 돌아왔습니다. 장군 동지"라고 하자, 김정은이 "됐어, 됐어"라며 포옹을 해줬다는 것이다.

후지모토는 2016년 여름 재입북해 이듬해 1월 평양 중심부 낙원백화점 내에 일식집 ‘다카하시(高橋)’를 차렸다. ‘높은 다리’란 뜻이다. 일본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이 같이 이름붙였다고 한다.

후지모토는 국 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인해 북한이 겪고 있는 상황을 짐작해볼 만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후지모토는 2017년 12월 일본 닛폰TV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공화국(북한)의 생선밖에 들어오지 않는다. 신선도가 좋은 것은 좀처럼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강화하면서 지금은 북한산 해산물밖에 구할 수 없다는 말이라고 닛폰TV는 설명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09/201907090101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