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미국]'美 교육부 장관 논쟁' 부럽다

colorprom 2019. 6. 4. 19:08



[기자의 시각] '美 교육부 장관 논쟁' 부럽다


조선일보
                             
             


입력 2019.06.04 03:12

김연주 사회정책부 교육팀장
김연주 사회정책부 교육팀장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최근 유권자들에게
"내가 당선되면, 교육부 장관에 공립학교 교사를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임금, 낡은 교과서, 흔들리는 교실이 어떻게 우리 학생들과 교육자들에게 상처를 입혔는지
이해하는 사람이라야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워런 의원은 베시 디보스 현 교육부 장관이 교육과 공직 경험이 전무해 아무런 정책을 펴지 않는다고
줄곧 비판해 왔다.

워런 의원의 선언을 놓고 미국에선
"과거 교사 출신 장관들이 한 일이 뭐가 있느냐"
"교사가 아니라 대학교수 출신이 장관이 돼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 장관의 자격'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는 미국 상황이 부럽다.

우리나라는 현역 국회의원인 유은혜 장관이 곧 총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버릴 것이라고 모두 예측하지만, 차기 장관이 누가 되어야 할지, 어떤 정책을 추진해야 할지에 대한 토론 자체가 '실종'됐다.
일반 국민뿐 아니라 교육계조차 '이번에도 여당 정치인 누가 오겠지'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시큰둥할 뿐이다.

장관이 작년 10월 취임했을 때도 그의 교육 철학이나 비전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를 본 적이 없다.
그가 망가진 공교육을 개혁해 줄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더더욱 못 봤다.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선 출마 여부를 밝히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총선 출마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대답을 피하기만 했다.
그가 '1년짜리 임시 장관'이 될 것을 모두 알기 때문에
어떤 교육 철학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이도 없었던 것이다.
요즘은 장관이 '3기 신도시 계획' 발표 때문에 뿔난 지역구(일산) 민심을 달래려
1년도 못 채우고 일찌감치 선거운동에 나설 것이란 얘기가 파다하다.

교육부에선 전임 김상곤 장관에 비해 장관의 '선거용 외부 행사'가 너무 많아
의전하기 힘들다는 불평도 나온다.

이 정부가 교육부 장관'1년짜리 총선용 간판 따기'로 삼기엔
너무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교육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지난해 사교육비는 정부 조사 이래 최대로 치솟았고,
교실마다 기초 학력 미달자가 넘쳐나 교사들은 도저히 수업 진도를 못 나가겠다고 한다.
유치원생까지 입학 경쟁에 뛰어드는데, 좋은 대학 나와도 취업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핀란드, 네덜란드같이 이미 교육 선진국인 나라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끊임없이 교육을 개혁하고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생까지 1000만명을 어떻게 기를지에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이 달려 있다.
이들을 위한 정책을 교육부 장관이 만든다.
국가의 미래를 이렇게 무시하고 방치해도 되는 것인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3/20190603030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