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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북한 식량 배급량 하루 1인당 300g에서 170g으로 줄어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colorprom 2019. 5. 8. 14:15


[단독] 북한 식량 배급량 하루 1인당 300g에서 170g으로 줄어

그마저도 말린 강냉이 아닌, 생 강냉이 지급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TV조선 캡처.
미국 내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가 있다. 바로 조셉 김이다.
그는 미국 텍사스 댈러스의 미국 정책연구소 부시센터에서 일한다.
부시센터는 미국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퇴임 후 2009년 설립한 싱크탱크다.
 
조셉은 이렇게 말했다.
 
"2006년 링크(LiNK)의 도움으로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왔다. 난민 자격이었다.
북한에서 수십만~수백만명이 아사(餓死)한 '고난의 행군' 시기였던 2003년
조셉은 아버지가 굶어 죽는 걸 목격하고 북한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했다."
 
실제 '고난의 행군(1996~2000년)' 시기, 33만 명의 생목숨이 배를 곯다 죽었다.
2010년 통계청 북한 인구 동태 분석 결과다.
 
현재 북한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을 맞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현지조사를 토대로 지난 3일 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를 보면
북한의 식량 사정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긴급한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부로부터 136만t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북한에 '핫라인'을 보유한 고위 탈북자 다수를 취재한 결과
북한의 하루 1인당 식량 배급량이 300g에서 170g으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원래 말린 강냉이를 지급했는데, 요즘에는 말리지 않은 생강냉이를 배급한다고 한다.
 
"최근 성(省)(인민보안성 인민무력성, 외무성, 문화성, 노동성)기관 간부들에게 6개월 치 식량(강냉이)를
지급했는데, 식량이 부족하다 보니 말린 강냉이가 아닌, 생 강냉이를 줬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말린 강냉이를 받으면
쪼개 소량의 쌀과 합쳐 강냉이밥을 만들어 먹던가, 가루를 내 국수로 뽑아 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생 강냉이를 배급받아, 그냥 죽처럼 끓여 먹기만 한다는 전언이다.
게다가 생 강냉이는 물기가 있어 무게가 나가 말린 강냉이와 '양'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한다.
 
"말린 강냉이 170g과 생 강냉이 170g은 차이가 크다.
북한에서 6개월 치를 받았는데도 한 달도 못 먹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밤 전화 통화에서
최근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대북 식량 지원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실험을 감행하는 등
무력 도발을 벌인 가운데 인도적 지원을 하는 데 대해 적절성 논란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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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The Column] 북한의 영리한 식량공작전술 이번에도 통할까?


조선일보
                             
  • 태영호 前 북한외교관
    •          
    입력 2019.05.08 03:17

    미사일 도발하면서 다른 쪽으로 식량난 호소
    90년대 '고난의 행군' 시절 김정일이 썼던 전략
    인도적 식량 으로 들어가면 韓美 굴복시킨 전리품 선전할 것

    태영호 前 북한외교관
    태영호 前 북한외교관


    김정은이 강원도 원산에서 '전술유도무기'와 방사포 등 단거리 무기들을 무더기로 쐈는데 이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대응이 이상하다. 북한 언론들이 '시뻘건 불줄기들이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는 표현으로 전술유도무기에 자동추진장치가 달려 있다는 점을 공개했고 대부분 군사 전문가가 러시아식(式) '이스칸데르 미사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도, 한·미는 '미사일'이란 표현을 쓰지 못하면서 '도발로 보기 어렵다'고 하고 있다. 북한이 수백㎞ 떨어진 섬을 미사일로 명중하는 영상까지 내보냈는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 한국, 일본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이 군사분계선에서 쏠 경우 한국 대부분 지역과 주한 미군기지 전체가 사정권에 들고 패트리엇, 사드 등 기존 요격 체계로는 격추하기 어려운데도 미국 영토에 도달할 미사일만 아니면 문제 삼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북한 신형 미사일의 불규칙 비행으로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이 크게 뚫리는 비상이 생겼는데 한·미 당국은 내년 총선과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표만 바라보는 듯하다. 김정은이 4일 단거리 무기 실험을 했을 때 전문가들은 발사체가 탄도미사일로 판명 나면 새로운 유엔 대북 제재 결의가 나올 수 있다면서 김정은이 그런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때 세계식량계획 등 유엔 산하 인도주의 기구들이 북한에 당장 136만t의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식량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미 당국도 긴급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고 한다.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김정은이 무리수를 두는 것이 아니라 매우 치밀하게 계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은 1990년대 후반기 북한에서 가장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 시기 김정일이 '선군정치'로 식량 지원이라는 '전리품'을 끌어들이던 특유의 식량 공작 방법이 떠오른다. 한 해에 수십만명씩 굶어 죽어 나가는 사상 초유의 대량 아사 현상이 생겼으나 김정일은 북한이 가진 재원으로는 핵과 미사일을 만들고 주민들에게 부족한 식량은 외부 세계에 '호소해서 끌어들이라'고 했다.

    당시 필자가 외교관으로 근무했던 덴마크와 스웨덴은 북한이 수억달러를 들여 김일성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꾸리고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대포동 장거리 미사일 발사, 연평해전 등 끊임없는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 항의하면서도 북한 주민들이 불쌍하다며 오히려 인도적 식량 지원은 늘렸다. 국제 공동체의 식량 지원이 도착할 때마다 북한은 주민들에게 '장군님의 선군정치가 가져온 전리품'이라고 선전했다.

    이번에도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에게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적절한 수준의 도발로 '식량을 제공하면 평화를 준다'는 식의 식량 공작 방법을 다시 쓰는 것이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6월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군량미 창고'가 열릴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긴급 식량 지원이 들어가지 않으면 핵미사일로 무장한 북한군이 몇 년 내 무장 해제될 판이다. 김정은이 올해 말까지 기다리겠다고는 했으나 올해 중으로 식량이 오지 않을까 봐 조바심이 나 군사적 도발로 식량 지원 속도를 다그치려는 것이다.

    이제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에서 대북 긴급 인도적 지원을 요구할 것이고 이어 미국, 한국, 일본이 호응할 것이다. 일본 아베 총리가 조건부 없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제기했다. 실익이 없는 정상회담에 나오지 않는 북한의 체질을 잘 아는 일본이 물밑에서 식량 지원 카드를 쓰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김정은은 인도적 식량이 들어오면 '미국과 남조선이 굴복하여 전리품들을 보내왔다'면서 하노이 회담 결렬로 구겨진 체면을 세우고 하반기에는 남북, 미·북 정상회담에 나간다는 일정표를 세우고 있을 것이다. 김정은의 이러한 일정표에 한·미 당국이 맞추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미사일을 마구 쏴대고 대화 상대방을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라고 비속어까지 서슴지 않는 김정은을 보면서 격분하다가도 북한 주민들이 굶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눈물을 흘리는 게 우리 국민의 정서다. 김정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북한의 이런 식량 공작 전술에 미국과 한국도 익숙해 있다. 평화를 위해 김정은에게 산소통을 붙여줄 것인지 아니면 백기를 들 때까지 제재의 장기전을 지속시켜 나갈지 한·미 당국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할 때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07/20190507037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