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5.01 03:18
이른바 '공관병 갑질' 의혹과 수뢰 혐의로 구속됐다 최근 무죄 선고를 받은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30일 '후배 장교 및 장성들에게 전하는 당부'라는 제목으로 뒤늦게 전역사를 띄웠다.
전역 지원서를 낸 지 1년 8개월 만이다.
이 전역사는 모든 군인이 읽고 가슴에 새겨야 할 내용이다.
박 전 대장은 "정치 지도자들은 때때로 국익보다 정권 이익을 위해 인기 영합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군의 정치적 중립은 군이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심지어는 정치 지도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박 전 대장은 "정치 지도자들은 때때로 국익보다 정권 이익을 위해 인기 영합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군의 정치적 중립은 군이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심지어는 정치 지도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굳건하게 국가 방위 태세를 유지하여 국가의 생존과 독립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지적대로 우리 안보는 '인기 영합주의'에 멍들고 있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군 120만이 건재한데 우리는 선거 공약이라며 복무 기간을 단축해
병력 12만명을 줄이는 국방 실험에 나섰다.
북은 핵을 포기할 뜻이 없는데 남북 군사 합의라며 우리 발을 우리 스스로 묶었다.
그래도 이의를 제기하는 군인 단 한 명이 없다.
모두가 보신하고 진급할 생각뿐이다.
박 전 대장은 "정치가들이 평화를 외칠 때
박 전 대장은 "정치가들이 평화를 외칠 때
오히려 전쟁의 그림자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정치 지도자들이 상대편 선의를 믿더라도 군사 지도자들은 선의나 설마를 믿지 말라"고 했다.
지금 우리 군은 '설마' 집단 같다.
국방부는 국방백서에서 '북한군은 우리 적(敵)'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국방장관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도발 등에 대해 "불미스러운 충돌" "일부 우리가 이해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북 선의를 의심하기는커녕 북 눈치를 살핀다.
박 전 대장은 "힘이 뒷받침되지 않은 평화는 진짜 평화가 아니며 전쟁을 각오하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군인은 한 사람도 없겠지만 이를 실천하는 군인이 누가 있나.
박 전 대장은 '매력 군대'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장은 '매력 군대'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그가 말하는 매력 군대는 편한 군대가 아니라
청년들이 힘들지만 도전해보고 싶고 땀의 가치를 알고 승리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군대라고 했다.
우리 군은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수류탄 사고 한번 났다고 투척 훈련이 재개되는 데 3년 6개월이 걸린 것이 우리 군이다.
박 전 대장은 "정권이 능력을 상실하면 다른 정당에서 정권을 인수하면 되지만
우리 군을 대신하여 나라를 지켜줄 존재는 없다"고 했다.
예포도, 의장대 사열도 없이 쓸쓸히 떠나는 4성 장군의 전역사에 틀리는 말이 없어 큰 울림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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