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4.10 03:01
제1기 '죽음학 아카데미' 개설한 임병식 고려대 죽음교육센터장
"죽음 교육은 유년기, 청소년기에도 필요합니다.
요즘 부쩍 관심이 높아진 '웰 다잉'은 노년기에만 해당되는 죽음 교육이에요."
임병식(58·사진) 고려대 죽음교육연구센터장은
"죽음도 삶처럼 준비와 교육이 필요한데,
유치원생이라도 반려동물의 죽음을 맞거나 주변인이 사고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달 22일 고려대 죽음교육연구센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제1기 '죽음학 아카데미' 수업을
시작했다.
119구조대원, 간호사 등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이들의 트라우마 극복에 초점을 맞췄다.
작년 3월 설립된 죽음교육연구센터는 '죽음학'을 연구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그는 "수업을 신청한 15명 모두가 40~50대"라고 했다.
전직 의사인 임 센터장은 요양병원에서 수많은 임종 환자의 마지막을 지키며 죽음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전직 의사인 임 센터장은 요양병원에서 수많은 임종 환자의 마지막을 지키며 죽음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손쓸 방법이 없는 환자 곁을 맴돌다 보니 오히려 환자들이 내 마음을 알고 위로하더라"며
"그들의 마지막 눈빛과 인사말이 나를 붙들어 맸다"고 했다.
미국에서 죽음학을 배우고 임종전문가(thanatologist)로 활동하다
2001년 고려대 대학원에서 동양철학 공부를 시작했다.
지난해 '중국 유학의 생사관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논문을 쓰며 10년간 병원의 임종실 실장으로도 근무했다고 했다.
임 센터장은 "우리 사회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임 센터장은 "우리 사회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호스피스 체류 기간만 봐도 평균 90일인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12일"이라고 했다.
죽음 교육이 학교에 도입된 미국·일본과 달리 별도 교육이 없는 현실도 지적했다.
"교육 없는 존엄사법 실시는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만을 고려해
연명 치료를 중단하게 만드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그는 "요즘 죽음 체험이라며 유행하는 '관에 들어가기' 같은 것은
그는 "요즘 죽음 체험이라며 유행하는 '관에 들어가기' 같은 것은
오히려 죽음을 을씨년스럽고 공포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죽음학은 결국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누구와 무엇을 할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요.
이승의 끝자락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게 죽음 교육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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