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제한 후 특별한 장소로, 젊은 세대, 고궁 인증샷 열풍
야간 개장 등 행사 호평받아
‘고궁 립스틱’ 등 관련 상품들, 입장료 수입 2배 넘는 매출액
일회성·상업화 비판도 나와
내년이면 600살이 되는 ‘초고령’ 자금성(紫禁城·고궁박물원)이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과거 지방 관광객들의 단체사진 배경에서 젊은 세대의 인증사진 주인공이 됐다.
자금성의 재발견…중국, 브랜드화된 고궁에 열광하다
겨울에 눈을 보기 어려운 베이징에 지난달 첫눈이 내리자
자금성 설경을 배경으로 한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를 끌었다.
춘제(春節·중국 설)에 고궁을 찾는 것은 유행이 됐다.
자금성에서 찍은 사진 정도는 있어야 ‘핵인싸’(어떤 무리의 중심을 이루는 사람)가 되는 셈이다.
고궁 기념품 등 문화상품 판매도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고궁 립스틱은 12시간 만에 2만개 주문이 몰렸다.
국보 색상을 재현한 6종의 립스틱은 전통 문양이 그려진 케이스에 담겨 개당 199위안(약 3만3000원)에
불티나게 팔렸다.
‘고궁 립스틱’과 ‘고궁 커피잔’ 등 자금성을 브랜드화한 문화상품들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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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이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으로 등장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2015년부터 일일 입장객을 8만명으로 제한하고 사전 예약제를 실시하면서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 아닌 특별한 장소가 됐다.
특별한 날 자금성을 찾아 기록을 남기고 SNS에 공유하는 것이 하나의 놀이처럼 자리 잡았다.
지난해 자금성을 배경으로 한 사극 드라마 <연희공략(延禧攻略)>이 조회수 150억건을 넘기며
큰 인기를 끈 것도 요인이다.
고궁박물원 측도 다채로운 행사로 문턱을 낮추고 있다.
지난달 대보름 전후 이틀 동안에는 개원 후 처음으로 야간에 문을 열었다.
하루 3000명씩 온라인 예약을 받아 무료 개방했는데 암표가 4000위안(약 67만원)까지 치솟았다.
자금성의 인기는 올라가지만 방문객 수가 제한되다보니 관람객보다 구매객이 더 많아졌다.
고궁 브랜드를 딴 문화상품은 해마다 매출액이 늘어나 2017년 15억위안(약 2522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6억위안, 2015년 10억위안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증가다.
고궁 립스틱 등 히트 상품에 힘입어 2018년 문화상품 매출액은 2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중국 A주 상장회사 1500개 매출을 합친 규모”라고 했다.
입장객 제한으로 2017년 기준 입장료 수입은 8억위안으로 문화상품 수입의 절반에 불과하다.
자금성의 대중화에는 단지샹(單霽翔) 고궁박물원장의 공로가 크다.
2012년 원장에 부임한 그는 당초 개방 구역이 30% 불과했던 고궁을 2015년 65%, 현재 80%로 확대했다.
고궁 화장실 개선과 의자, 식당 등 편의시설도 대폭 확충했다.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 매출이 적었던 문화상품이 인기를 끌게 된 것도 단 원장이 부임한 후다.
교과서 속 고궁이 아니라 생활 속 고궁으로 시민들과 교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교과서 속 고궁이 아니라 생활 속 고궁으로 시민들과 교감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상업화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보름 야간 개장에 선보였던 조명쇼는
고궁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단순한 일회성 쇼에 머물렀다는 비판도 있다.
고궁 카페에서 판매하는 ‘황제가 좋아한 초콜릿’ ‘3000(명) 미녀 밀크티’ 등 메뉴는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상술에만 기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고궁 훠궈(중국식 샤부샤부)를 두고
황제의 교지를 흉내낸 황금색 메뉴와 황실 인테리어 등을 내세운 이 식당은
가성비가 낮은 데다, 가열하면서 먹는 훠궈 특성상 화재 등 안전 위험까지 제기돼 불만이 쏟아졌다.
인민일보 인터넷판은
인민일보 인터넷판은
“고궁 마케팅이 운영과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하면서도 상업화의 위협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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