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02/14/2019021403377_0.jpg)
1980년대 학창 시절 교복 자율화로 검은색 교복과 단화를 벗어던진 친구들의 바짓단이 짧아졌다.
나이키 신발의 스우시 마크를 자랑하기 위해서였다.
마크보다 더 강렬했던 건 'Just do it(그냥 한번 해봐)'이라는 슬로건이었다.
이는 창업자 필 나이트가 가진 경영 철학, 즉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철학을 그대로 담고 있다.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 나오는 이 고사성어는
'어리석은' 우공(愚公)이라는 사람이 결국 큰 산을 옮기게 된다는 내용인데,
무모하고 어리석어 보여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중거리 육상선수였던 필 나이트는
오리건 대학과 스탠퍼드 대학 MBA 재학 중에도 육상을 계속했다.
한번은 일본 배낭여행을 갔다가 오니쓰카(현재의 아식스) 신발에 반했다.
신발의 중요성을 잘 아는 그는 무작정 오니쓰카 본사를 찾아가 미국 서부 지역 독점판매권을 얻어냈다.
아버지 집 지하 차고에 사무실을 차리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그가 빚을 얻어 수입한 신발을 받아주는 스포츠용품점들은 없었다.
"고객이 찾아올 가게가 없다면 내가 직접 고객을 만나러 가면 된다"며 전국의 육상대회장을 찾아다녔다.
창업 후 6년간 월급은 한 푼 못 가져갔다.
은행 대출을 받으러 다니다 신경성 안면 장애까지 겪었다.
그는 좌절도 포기도 몰랐다.
1971년 꿈에 그리던 자체 브랜드 '나이키'를 내놓은 그는 잇따라 혁신적인 제품을 히트시키면서
1980년 아디다스를 제치고 미국 내 판매 1위를 차지했다.
1993년엔 스포츠화 생산 1억 켤레를 돌파해 세계 최고 스포츠용품 회사로 키웠다.
자신도 2018년 총 296억달러(약 33조원) 재산으로 세계에서 28번째 부자가 됐다.
"겁쟁이들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고 약한 자들은 중간에 사라졌다. 그래서 우리만 남았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중간에 포기하는 법을 몰랐고 결국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자수성가형 CEO 중 한 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