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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맘건강 태극권

colorprom 2019. 2. 15. 14:09



몸맘건강 태극권


2웅경공 - 깊은 호흡과 유연한 허리, 하체를 튼튼히 하고 내장(內臟)에 활력을

이찬 대한태극권협회 명예회장  |  편집 홍헌표 기자  2019-02-15


웅경공 5가지 동작(왼쪽부터). / photo by 이찬태극도관 제공

웅경공 : 곰의 허리 움직임을 흉내낸 동작
1.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무릎을 살짝 구부린 채 서서 하체를 땅에 뿌리박고 상체의 힘을 풀어준다.
2. 무게 중심을 왼쪽으로 옮긴다.
3. 하체는 고정하고 허리를 중심으로 옴을 천천히 왼쪽 끝까지 돌려준다.
4. 그 상태에서 무게중심으로 오른발로 옮긴다.
5. 역시 하체를 고정하고 허리를 오른쪽 끝까지 돌린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다. 부분적 능력을 떼어놓고 보면,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지닌 동물이나 식물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직립보행과 손의 사용, 그로 인한 두뇌 발달이 거의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 출발점은 직립보행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터. 인간에게 엄청난 이점을 가져다 주지만 직립보행이 매우 큰 약점이 되기도 한다. 신체적으로 중력과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다. 


겹겹이 쌓여 덩어리가 된 내장 
네 발을 가진 짐승은 횡으로 구성된 척추를 따라가면서 몸 속 장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래서 그들의 내장은 늘 원활하고 활력이 넘친다. 어떤 것이든 소화해낼 수 있고, 먹이를 먹을 수 있는 한,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는 기본이 된다.
반면 인간은 직립보행을 택했다. 일어선 것이다. 그로 인해 횡적 배열의 내장들이 종적 배열로 놓이게 되고, 중력의 지배를 받게 됐다. 인간의 내장은 자연 상태로 방치하면 딱딱해지고, 한 덩어리가 되어 활력을 잃고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각 장부의 표면이 서로 들러붙어 축축해지고 더워지게 된다. 비장과 위장이 먼저 피해를 받는데, 그 뒤를 이어 폐와 장 등 거의 모든 장기에 문제가 생기며 병이 생기기 시작한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좋은 운동으로 꼽히는 걷기를 생각해 보자. 걷기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일이지만, 걷기는 다른 운동을 대체해도 좋을 만큼 내장을 자극하지 못한다. 근육과 골격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자연스러운 몸의 유지에 필수적인 내장을 생각한다면 걷기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먹이를 찾아, 곡식을 채취하기 위해 산으로 들로 뛰어다녀야 하는 몸에서 그럴 필요가 없어진 몸으로 바뀐 현대인이 운동을 선택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이 내장운동이다. 

깊은 호흡, 왕성한 기혈, 건강한 장부 
달리기 같은 전신 율동 운동은 걷기보다 훨씬 좋은 영향을 몸 내부에 미친다. 문제는 그런 운동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래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몸의 외곽은 물론, 내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금 더 몸과 기의 원리를 설명해 보자. 기를 단전에 모으면 기가 왕성해지고, 곧바로 혈의 왕성함으로 이어진다. 혈류의 자극, 건강한 피의 흐름은 거의 모든 질병을 예방하는 첫 걸음이다. 고혈압, 뇌졸중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이 모두 피의 흐름과 관련된 것임은 상식이다. 혈류를 좋게 만드는 기와 혈의 왕성함은 곧바로 장부의 왕성함으로 연결된다. 
배꼽 아래 위치한 단전이 뜨겁고 왕성하면 그 위의 장부들의 축축하고 후덥지근함을 해소해 준다. 단전을 자극하는 깊은 호흡만으로도 장부는 달아올랐다 가라앉고 벽돌처럼 굳어진 구조가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게 된다. 
움직이는 선(禪)이라 불리는 태극권은 기본 호흡 구조가 깊고 느린 단전호흡이다. 여기에 허리를 중심으로 하는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동반한다. 허리의 횡적 원형운동이 되풀이 되는 과정 속에서 몸속의 장부들도 활발하게 움직임을 갖게 되고, 자유로운 공간과 유동을 확보함으로써 나날이 강해지게 된다. 또한 축축하고 후덥지근한 장부가 자유로움을 얻게 된다. 그러므로 태극권을 한 번 연습하면 마치 장부에 안마와 목욕을 한 번 시켜준 것과 같은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태극권을 21세기 한국인을 위한 '건강100세 솔루션‘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웅경공 : 하체를 태산처럼, 상체를 바람처럼 
깊은 호흡과 원활한 움직임을 통해 ‘동선(動禪)’의 명성을 얻은 태극권은 앉아서 생활하면서 지적 먹이활동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다. 장부까지 영향을 주는 깊은 움직임이 부족한 현대인은 근력 자체가 약해져 더 이상 내장의 활발함을 확보할 방법을 갖지 못하고 있다.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예외지만, 일반적 삶을 영위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직립보행에 더한 좌식생활이 불러온 몸속의 정체 상태를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꼭 태극권을 하지 않더라도 하체를 땅에 뿌리박는 탄탄함을 지니고, 상체는 바람 같이 유연하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상체의 힘을 모두 빼고, 몸통을 자주 돌려주는 움직임만으로도 우리 몸의 내장은 짧은 자유의 시간을 경험하면서 활력을 조금씩 회복하게 될 것이다. 
곰의 허리 움직임을 흉내 낸 웅경공이라는 태극권 기초 동작이 있다. 이 동작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하체를 강고히 하고, 원활한 내장을 갖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자료 제공=이찬태극권도관

 


글ㅣ 이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