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지휘 사령부 없는 응급실 (김철중 기자, 조선일보)

colorprom 2019. 2. 9. 16:16

[만물상] 지휘 사령부 없는 응급실


조선일보
                             
             
입력 2019.02.09 03:12

응급실은 한국 사회 민 낯이다. 술에 관대한 분위기가 응급실 행패로 이어진다.

주폭(酒暴)만 없어도 응급실 진료할 만할 거라는 의료진이 많다.


응급 진료는 선착순이 아니라 누가 더 위험한지 순서에 따른다.

그런데도 한국 응급실에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곳 저곳서 "나를 왜 늦게 봐주느냐"며 의료진과 실랑이한다.


손 베었다고 '공짜 119' 불러서 오고, 경증 환자가 코앞 병원 놔두고 대형 병원 가겠다고 떼쓴다.


▶대형 병원이나 국립대 병원 응급센터는 도떼기시장이다.

숨 넘어갈 만큼 처치가 시급한 환자가 있는가 하면 암 진단받았다고 응급실로 달려온 마음 급한 환자도 있다. 감기 걸렸을 뿐인데도 '이 병원서 당뇨병 치료받고 있다'며 굳이 온 사람도 있다.


일본은 아예 앰뷸런스 타고 오는 중증(重症) 환자만 들어올 수 있는 응급실을 따로 운영한다.

구급대원이 현장서 입력한 중증 점수에 따라 이송 병원이 자동으로 정해진다.

소방청 구급대원이 응급실에 상주하면서 이송 오는 중환자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한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국내서도 예전엔 의료진이 1339에 전화를 걸면 어느 병원 응급실에 비어 있는 병상이 있는지,

어디로 가야 심근경색증 응급 처치를 바로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병상과 의료진 대기 상태를 파악하고 환자를 적절히 배치했다.

큰 병원과 작은 병원 간의 응급 환자 전원(轉院)도 1339를 통해 이뤄졌다.


지금은 1339가 119로 통합됐는데 배치 기능이 유명무실해졌다.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전원 조정센터를 만들어 만회하려고 애쓰지만 역부족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엊그제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총리는 "오직 응급환자를 한 분이라도 더 살리고 싶으셨던, 참 좋은 의사 또 잃었다"며

"응급의료 체계 보강에 더 속도를 내도록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법, ○○○법…. 한국은 여전히 누군가 죽어야 개선책이 나오는 사회다.


 ▶윤 센터장은 의사 출신 행정가다.

2002년 중앙응급의료센터 창립 멤버였고 2012년부터 센터장을 맡아 왔다.

17년간 중앙응급의료센터에 근무하면서

응급 의료기관 평가, 닥터 헬기, 권역외상센터 등을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우리 응급 의료 난맥상의 핵심은 사령부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니 중구난방이다.

빈틈을 개인이 몸으로 메워왔다.

응급 의료국방이나 소방과 비슷하다.

총괄 사령부 없이 든든한 응급 의료가 있을 수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8/2019020802755.html


권홍원(ab****)2019.02.0908:49:46신고
응급실에 따라오는 보호자들도 문제다
환자는 조용하고 협조적인대도 보호자가 설치고 협조도 안하고 행패부리는 보호자들은
더 강력하게 처벌 좀하자
설현욱(se****)2019.02.0908:34:55신고
그리고 뭔 응급실 관련 행정은 保社部에서 다 담당하고 있는 것일거고..
거기 행정도시 세종에서 서울 올라오는데 과장 이상은 한달에 300만원 이상 씩을 교통비 지급받는다고 하더구먼.. 누가 世宗市로 옮기자고 했는데 하면서 분노를 하면서..-- 의사출신들은 거의 없고..
하다못해 시중에 아스피린 500mg 가장 기본적인 약이 없어진게 2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시중 약국에서 구할 수가 없는 보건 행정이고..
복지부 장관이라는 친구는 보건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장관이고..
또, 이 글을 쓰는 김철중 기자는 非臨床의사이니 응급실 상황 잘 모를거고..
설현욱(se****)2019.02.0908:27:29신고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이 뭔가 좀 봤더니..
에전 NMC는 갑상선 센터 유방센터 이런 식으로 개명을 하였군.. 황세희 기자가 거기 가있군..
그리고 예전 30여년 전에는 거기 과장이면 보사부 4급 내무부 경찰병원과 같은 국가공무원 체제였는데 이게 준공무원 식으로 바뀌었을거고.. 어디 옮긴다고 했는데 아직도 을지로 6가에 그대로 있군..
40-50년 전에는 우리나라 굴지의 병원이었고.. 의료시스템이 스칸디나비아 식이었지만..
그 후는 공무원 체제로 된 다음에는 뭐 그냥 그냥 웬만한 조그만 사립 대학병원보다도 낙후된 병원..
난 그렇게 알고 있는데..? 死者를 추모하는 건 좋지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8/2019020802755.html


“긴 연휴는 재난”이라는 응급센터 의사들



             
입력 2019.02.07 17:30 | 수정 2019.02.07 19:52

"오늘은 몸이 3개, 머리가 2개였어야 했다. 내일은 몇 개 필요할까?"
설 연휴 근무 중 유명을 달리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2017년 9월 추석 연휴 무렵,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그는 ‘응급의료는 그것(긴 연휴)만으로도 재난’이라고 했다.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의 콘트롤 타워’ 윤한덕 센터장, 병원서 돌연사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지난 4일 오후 5시 50분쯤
이 병원 행정동 2층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책상 앞에 앉아 숨을 거둔 채 발견됐다.
경찰은 7일 오전 "부검 결과, 윤 센터장의 사인(死因)은 급성 심장마비"라고 밝혔다.

윤 센터장은 전국 17개 응급의료지원센터를 총괄하는 중앙응급의료센터 재난응급의료상황실에서
재난 상황을 감시하고 유사시 응급의료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국내 응급 의료의 ‘컨트롤 타워’다.

윤 센터장의 주검은 부인이 발견했다. 주말 내내 연락이 닿지 않자, 병원으로 찾아왔다 비극을 본 것이다.
윤 센터장의 부인은 "평소에도 야근이 잦아, 연락이 닿지 않아도 ‘전화가 오겠거니’ 생각했다",
"명절에도 24시간 돌아가는 응급의료시스템 특성상,
(남편이) 책임자이니만큼 업무로 바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생을 온전히 병원에 바쳤던 ‘응급센터 의사’의 현실을 보여준다.

◇명절, 응급 의사들에겐 ‘환자가 몰리는 무서운 시간’

"긴 연휴, 그것만으로 응급의료에는 재난"이라던 고인의 걱정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응급의료센터 의료진에게는 명절, 공휴일이 그 자체로 ‘비상 사태’다.

기동훈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응급의학과장은
"이번 설 낮 근무 시간에 10분에 한 명꼴로 응급실에 환자가 왔는데, 의사 1명과 간호사 3명뿐이었다"
"설 근무 중 어디 앉아서 쉬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명절 연휴 중 1차 의료기관(의원급)이 문을 닫자, 응급센터로 환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기 과장은 "응급실 옆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는 응급실 의사도 많다"며
"인턴 시절 응급실에서 36시간, 연속해서 최대 40시간 꼬박 일한 적도 있다"고 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설 당일과 다음 날, 하루 평균 2만8000여명의 환자가 응급의료센터를 찾았다. 평시 수준은 하루 평균 약 1만4000여 명이었다. ‘명절 환자’는 평소의 두 배가 된다.

송명제 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겸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응급의료 현장 종사자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고 끼니를 거를 때도 많다"며
"단순히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것으로 넘어갈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응급중환자실. /연합뉴스
◇응급의료 관리료, 의사 채용 대신 ‘인테리어’에 쓴다?

보건업은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주당 법정근로시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응급의학과는 강도 높은 근무,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 환자·보호자와의 갈등 소지, 의료분쟁 가능성
등으로 외과, 산부인과 등과 함께 ‘기피 전공’으로 꼽혀왔다.
‘응급의료센터’의 인원 부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응급의학회가 최근 발표한 '2015 응급의학과 전문의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주당 당직 시간은 평균 55.7시간, 2015년에는 평균 44.8시간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근무 시간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전공의들의 경우 근로자이자 수련을 받는 교육생이라는 이중적 지위의 특수성으로 인해
1주일에 최대 88시간까지 근무하고 있다.

생전의 윤 센터장은
"권역응급센터·외상센터가 두 배로 늘어나고, 전공의 특별법으로 수련 시간이 줄었으며,
고령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변수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었다.
응급 의료에 대한 수요는 느는데, 공급이 달린다는 얘기다.

송명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응급실 환자 과밀화, 의료진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려면
응급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정부 지원책이 시급하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응급의료관리료가 실제 인력 확충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 종사자는
"아직까지는 응급의료관리료가 인력으로 재투자되기 보다는
시설 리모델링과 장비 구매에 치우쳐 있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 지원금이 실제 인력 투자와 근무환경 개선 등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
주무부처의 관리 감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대다수 병원 의사들에겐 ‘근로기준법’이 없다.
 사실상 휴식시간 없이 24시간 대기에 주 7일 근무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의사가 건강해야 최선의 진료가 가능 한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