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야기] 개털에 붙은 우엉 열매 떼어 내다 '찍찍이' 발명했대요
우엉
우엉은 무릎 높이에서 어른 키 높이까지 자라는 두해살이풀인데요.
우엉은 뿌리뿐만 아니라 잎사귀, 꽃, 열매 모두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요.
땅 바로 위, 굵은 우엉 뿌리 끝에서는 줄기가 솟는데, 줄기에는 하트 모양으로 생긴 이파리가 많이 달렸지요. 잎사귀 가장자리는 톱니 모양이에요.
잎 앞면은 짙은 녹색인데 뒷면은 흰 솜털이 잔뜩 나죠.
한여름에는 우엉 꽃도 볼 수 있어요. 아직 익지 않은 밤송이가 잔뜩 붙어 있는 것 같은 모양이에요.
우엉은 민들레나 엉겅퀴와 같이 꽃자루가 짧아져
여러 비늘 모양의 포로 이루어진 '총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포는 사방으로 촘촘히 가늘고 기다랗게 나 있고 포 끝이 갈고리 모양을 띠고 있답니다.
가지 끝에서 여러 개의 꽃이 피는데 이 중 머리 꽃이 특별히 자줏빛을 띠어요.
꽃이 진 자리에는 9월 즈음부터 단단한 열매가 맺혀요.
우엉 열매는 한겨울 잎이 떨어지고 줄기가 말라도 여전히 포 갈고리로 둘러싸여 있어요.
이런 모습이 무섭거나 옷에 자꾸 붙는 게 귀찮아서였을까요.
씨앗이 좋은 약재임에도 사람들은 우엉 열매가 가시가 많아 싫다고 '악실(惡實)'이라고 하거나
쥐 살갗에 붙는 열매라고 '서점자(鼠粘子)'라고 부르곤 했지요.
이런 우엉의 갈고리는 20세기에 이르러 세계적인 발명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스위스의 한 전기 기술자가 개와 숲길을 산책한 뒤 털에 붙은 우엉 열매를 떼어 내느라 고생을 했대요.
그러다 그는 우엉 열매 끝에 붙어있는 촘촘한 갈고리를 발견하고 발명에 나섰어요.
한쪽에 갈고리를, 다른 쪽에는 작은 고리를 빽빽이 위치시켜 두 면이 단단히 달라붙는
'갈고리 올가미 결속재'였죠.
뭔지 감이 오시나요? 우리가 '찍찍이'라고 부르며 자주 사용하는 그 물건이 바로
독특한 모양의 우엉 열매에서 시작된 거죠.
그는 벨벳(velour)과 고리(crochet)라는 프랑스어를 결합해 '벨크로(Velcro)'라고 이름 붙였답니다.
1월 제철을 맞은 우엉으로 우엉차를 만들어 보세요.
우선 껍질에 흠이 없고 매끈한 우엉 뿌리를 수세미로 살살 문질러 닦은 후 손톱만 한 크기로 어슷하게 썰어요. 베란다에 널어놓은 우엉 조각이 말라 쪼글쪼글해지면
약한 불에 천천히 갈색이 될 때까지 덖은 후 물에 우려먹지요.
고소한 우엉차는 혈당을 조절하는 이눌린,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사포닌과 같은 성분이 풍부해
건강에도 좋답니다.
- 최새미 식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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