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책]이자벨라 비숍 '한국과 그 이웃들' (서지문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9. 1. 2. 15:57


[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132] 고결한 '상놈 정신'을 본받자


조선일보
                             
  •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          
    입력 2019.01.01 03:09

    이자벨라 비숍 '한국과 그 이웃들'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응우옌 딘 뜨라는 베트남 사업가가,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축구팀 감독의 빛나는 업적에 대한 사은(謝恩)의 의미로 한국인이면 누구나 자기 상점에 와서 한 개씩 물건을 가져가라고 했다고 한다. 전국에 10여 개 체인점이 있는 그의 상점의 상품은 몇백원, 몇천원짜리가 아니고 구두와 핸드백 등 가죽 제품이었다. 그런데 그 소문을 듣고 한국의 단체 관광객들이 여러 조 대형 버스를 타고 몰려가서 물건을 쓸어왔다고 한다.

    한국인임이 부끄러워지는 소식인데 다행이도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교민들이 뜨 사장의 호의에 보답하고 손실을 보상해주기 위해 그의 상점을 방문해서 네댓 개씩 상품을 구입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동족에게 절망하기도 하고 감복하기도 한다.

    25세였던 1888년부터 40년간 조선에서 선교하면서 큰 족적을 남긴 게일 선교사는 그의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에서 "[조선의 상놈은] 나를 당당하게 면전에서 완벽하게, 그것도 여러 번 속일 수 있기 때문에 상놈을 존경한다"고 '고백'했다. 계속 어처구니없이, 두 눈 뜨고 당하니 '두 손 들었다'는 말의 반어법적 표현이지만 게일 선교사는 또한 여러 번, 그토록 가난하고 무력한 민초들에게서 놀랍게 고귀한 심성(心性)을 접하고 감격했다. 그에게 긴급 노자와 선교 자금 800달러를 전하기 위해서 300㎞를 사흘에 달려와 기진맥진 쓰러진 상놈에게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800달러라는 '팔자를 고칠 만한' 거금을 갖고 잠적하거나 도둑을 맞았다고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어느 나라의 민초(民草)가 그렇지 않았을까만은 조선의 민초들은 너무나 비참했고 너무나 몽매했다. 그래서 다수는 정직하지 못하고 의존적이고 게을렀지만 기본 상황이 조금만 나아지면 부지런하고 위생적이고 협동적이 되었다. 19세기 말 극동 지방을 여행했던 영국인 비숍 여사는 게으르고 무기력한 조선의 서민이 만주에 이주하면 당당하게 자기 삶의 주 재자로 변모하는 현상을 경탄했다. 서민의 힘을 국가 발전에 동원할 수 없었던 조선은 비참하게 멸망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서민도 무기력하고 몽매하지 않다. 구한말만큼이나 총체적 국가 부실에 직면한 2019년 벽두, 우리 국민은 모두 더 이상 공짜 선물, 공짜 복지, 공짜 안보에 기대지 않고 내 나라를 내가 구하기 위해 온 힘을 바칠 각오를 다져야겠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31/2018123102616.html


    이상국(ls****)2019.01.0121:13:08신고
    서지문 님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순박한데 잘 이끌어주는 지도자가 없어서 이렇습니다.
    김충환(kch****)2019.01.0109:42:11신고
    올해에도 늘 강건하시어 선생님의 생명을 말씀을 계속듣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지난 일년고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편안하시기 또한 바랍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생명이 있는 서민이 되겠습니다.
    박정숙(sema****)모바일에서 작성2019.01.0109:41:23신고
    양반 나라 '상놈 정신'// 上下가/ 바꼈더니/ 下上이 되었더라// 놈소리 / 들어 마땅/ 지천에 깔렸구나// 정나미/ 뚝뚝 세상/ 삿대질 난장일세// 신명난/ 신바람 나라/ 이제나 저제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31/201812310261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