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고종의 길'은 실패한 길이다

colorprom 2018. 11. 21. 19:07

[동서남북] '고종의 길'은 실패한 길이다


조선일보                              


입력 2018.11.21 03:15

러시아공사관行 피신 길에 감상적 글귀와 연민만 가득
리더는 '결과'에 책임지는 존재… '亡國 치욕' 곱씹는 현장 돼야

이한수 문화부 차장
이한수 문화부 차장


요즘 며칠 '고종의 길'을 걸었다. 서울 중구 덕수궁길 구세군 서울제일교회 맞은편 철문이 지난달 말부터 오전 9시(월요일 제외)에 열린다. 옛 러시아 공사관(정동공원)에 이르는 약 120m 길이 나타난다. 1896년 2월 11일 고종이 일본군 감시를 따돌리고 경복궁을 탈출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갔던 길의 일부를 복원했다. 정확한 고증은 어렵다. 구한말 미국 공사관이 만든 지도에 'King's road(왕의 길)'라 적혀 있어 근거로 삼았다 한다.

도심 산책로가 늘어난 점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 길을 고종이 대한제국이라는 근대국가를 세워 일제에 저항한 상징처럼 여기는 것은 입맛이 개운치 않다. 치욕스러운 역사를 아프게 직시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손쉽게 극복하려는 시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동공원에는 '고종이 길을 떠났다. 그 길 끝에서 대한제국이 새로 시작되었다' '근대를 향한 고종의 열정' 같은 감상적 글귀를 적은 사진 설명판을 전시하고 있다.

'고종의 길'은 현 정부가 이전 정부 정책을 적폐로 규정하지 않은 매우 드문 사례에 속한다. 전전(前前) 정부 때인 2012년 3월 입안했고, 전(前) 정부 때인 2016년 10월 공사를 시작했다. 망국의 역사를 안타깝게 여기는 연민(憐憫)은 전·현 정부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이런 정서에 불을 질렀다. 드라마는 고종을 의병에게 밀지를 내리는 등 일제 침략에 항거한 군주로 그렸다. 고종과 대한제국을 다시 평가하게 됐다는 분이 많다.

평가할 부분이 없다는 게 아니다.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에서 1년 만인 1897년 2월 20일 덕수궁(경운궁)으로 돌아온 후 '자주독립 황제국' 대한제국을 선포했다. 무관학교를 설립하고 토지 조사를 하는 등 그 나름대로 개혁을 추진했다. 고종은 무력한 군주가 아니었으며 일제 침략이 없었다면 대한제국은 근대화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런 해석은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하지만 역사를 직시하는 태도인지는 의문이다.

정치 지도자의 도덕은 필부(匹夫)의 도덕과는 다르다. 정치가는 결과에 대해 혹독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의도가 좋았다 해서 책임이 면제될 수 없다. 고종이 선언한 대한제국은 8년 만에 일제 보호국이 되고, 13년 만에 식민지로 전락했다. 고종은 왕가(王家)를 황가(皇家)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국가(國家)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

망국 이후 삶은 치욕스럽다. 메이지 덴노(天皇)는 조서를 내려 고종을 '태왕(太王)'으로, 순종을 '왕(王)'으로 삼았다. 고종과 그의 직계 후손은 일제 밑에서 왕족(王族)이 되고, 방계 후손은 공족(公族)이 되었다. 조선의 왕·공족은 일본 황족(皇族)보다 아래지만 귀족인 화족(華族)보다 높은 신분으로 대우받았다. 고종은 일제가 준 지위를 거부하지 않았다. 국가는 사라졌는데 '이왕가(李王家)'는 살아남았다. '왕족' 고종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일제가 준 '귀족' 작위를 받았다는 이유로 단죄받은 이들과 비교할 때 형평에 어긋난다.

당대 평가는 단호했다. 1919년 3·1운동 이후 성립한 임시정부는 '왕족'을 옹립하지 않았다. 3·1운동은 고종의 인산(장례)에 맞춰 일어났음에도 임시정부는 민국(民國)을 택했다.

나라 빼앗긴 군주 이름을 내건 길이 세계 어디에 또 있는지 모르겠다. 기왕 국민 세금 들여 만든 길이라면 '연민'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망국의 원인을 되짚으며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는 현장이어야 한다. 감상적 추억이나 정신적 승리에 도취해서는 한 걸음도 더 나아갈 수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20/2018112003656.html



양동일(cybe****)모바일에서 작성2018.11.2117:41:01신고
나라를 망하게 한 왕조인데 그래서 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었는데
급하면 살길 찾아 냅다 도망갔던 왕들~ 오늘의 정치가들이 깊이 되새기고 반성할 역사이다
김봉섭(kb****)2018.11.2116:51:26신고
일본 애들이 아무리 천황이라 부르짖어도 왜왕에 불과하듯이,
고종도 아무리 대한제국 황제라 내세워도 조선 국왕일 뿐이지. 그것도 과분하다 일한 꼬라지를 보면....
김봉섭(kb****)2018.11.2116:47:42신고
고종을 다시 평가해??? 뭔 소리지??? 그런 멍청한 애가 왕이었다는 것이 우리 민족의 비극이지.
제데로 된 애였으면 아버지나 마누라에게 휘돌려졌겠어??? 무슨 왕가를 황가로 만들어???
이름만 황제로 붙이면 황가가 되는건가??? 아무나 나 황제요 하면 황가가 되는건가???
그런일은 우리 국민중에 못할 사람 누가 있나???
일반 백성이 나 황제요 한다해서 황제가 아니듯 왕이 나 황제요 한다 해도 황제는 아니지.
뭔 얼어죽을 황제야??? 무능한 망국의 왕일 뿐이지.
최효원(ch****)2018.11.2115:51:54신고
俄館播遷! 日帝에 국권을 침탈 당한 무능한 군주가 또 다른 외세에 의존하는 길을 택한 서글픈 역사!
이것을 美化하는 연민 또한 '역사를 직시하지 않는 또 다른 역사 왜곡'일 뿐이다!
세계는 저 멀리 앞서 달려가고 있는데, '적폐 그 자체'인 현 집권세력이 과거에만 매몰되어 벌이는 소위 '적폐 세력' 마녀 사냥을 언제까지 지켜만 볼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정상이 아니다! 총체적 위기 상황이다!
"시간은 시간없이(=아무런 생각과 노력도 없이) 한 일을 너그럽게 봐주지 않는다!'는 경구를
잊지 않는다면 더 이상 두고봐서는 안된다!
慘憺한 미래를 맞지 않으려면 더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
국민이 깨어, 일어나야 하는 이유다! 자유대한민국 만세!!!
방창환(chba****)2018.11.2113:43:04신고
고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고종의 그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음.
억울한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결과론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임.
우리는 독립운동 정신으로 문재인 정권에 대항하는 입장임.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20/201811200365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