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에게 나라와 명예를 생각하게 한 마린온 유족들
지난달 17일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 사고로 순직한 장병 5명의 유족이
조의금 5000만원을 해병대에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반 시민과 군에서 전달한 조의금을 고스란히 돌려준 것이다.
유족 대표인 한 장병의 작은아버지는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인 두 아들을 해병대에 보내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해병대 출신인 부조종사 부친은
"두 손자(4·3세)까지 포함해 3대(代) 해병 가족을 이루는 게 나와 아들의 꿈"이라고 말했다.
한 아내는 "
남편 소원이었던 항공단 창설을 꼭 이뤄 남편과 순직한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해 달라"고 했다.
'살려 내라'고 떼쓰거나 '보상금 더 달라'고 아우성치는 유족은 없었다.
오히려 "해병대 정신을 본받았으면 한다"고 했다.
정부가 마린온 유족에게 보여준 태도는 홀대나 다름없다.
대통령은 사고 3일째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것도 신임 해군참모총장 진급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언급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지난달 20일 국회에서
"유족들이 의전 등에 흡족하지 못해 짜증 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많은 사람이 낚싯배 사고 때도 묵념하던 청와대가 이럴 수 있느냐고 혀를 찼다.
세월호에 대한 태도와도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마린온 유족은 국가를 위해 조의금을 기부했다.
순국 장병의 유가족이 제 주변보다 국가와 군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보여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2010년 천안함 유족들도,
2016년 한·미 연합훈련 도중 링스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해군 유족들도,
작년 사격장 유탄에 숨진 이모 상병 아버지도 그랬다.
이런 분들이 대한민국을 앞으로도 지킬 것이다.
나라 안팎으로 좋은 일 하나 없는 지금, 마린온 사고 유족들은
모든 국민에게 나라는 누가 어떻게 지키는 것이고, 명예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13/20180813029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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