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5.28 03:16
'2005년 이후 세계 젊은이들의 가슴을 뛰게 한 말이 뭔지 아는 사람?'
설악산 신흥사 조실(祖室) 무산(霧山) 스님이 퀴즈를 냈다.
동안거(冬安居)를 끝낸 선승(禪僧)들과 함께한 법회 자리였다. 상금까지 내걸었다.
정답은 '끊임없이 탐구하고, 끊임없이 어리석으라'(Stay hungry, stay foolish).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 졸업식에서 한 말이었다.
무산 스님은 한 시나리오 작가의 아카데미 수상 소감까지 보태
'늘 진리에 배고파하라. 이상해도 괜찮다'고 마무리했다. 요즘 눈높이에 맞춘 법문이었다.
▶무산 스님은 2014년부터 매년 여름·겨울 석 달씩 하안거·동안거에 들어갔다.
▶무산 스님은 2014년부터 매년 여름·겨울 석 달씩 하안거·동안거에 들어갔다.
여든 넘은 데다 절집 최고 어른인 조실이 독방에 갇혀 하루 한 끼만 먹으며 수행하는 건
불교계에서도 이례적이다.
2015년 8월 하안거 해제 법문도 파격이었다.
'1000년 전 중국 화두 중독자가 되지 말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배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해 성탄절 직전
'사제들이 하느님과 만난다는 것을 잊은 채 욕망에 사로잡혀 주위에 담을 쌓고 있다'며
'영적(靈的) 치매에 걸린 사제'들을 경고했다.
당대 이슈와 씨름하는 교황을 배워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