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문학
입력 : 2017.05.16 03:03
[48] 클라우스 슈바프, '제4차 산업혁명'
'일을 통한 자기 실현'이 문명 세계의 공통적인 이상으로 확립된 것은 19세기일 것이다.
16세기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이웃과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받드는 것이며
그 사람이 생존할 가치를 보증해 주는 것이 됐다.
그러나 그것이 즉시 기독교 세계의 지배적 이상이 되지는 못했고
사회가 역동성을 얻어 고급 인력이 많이 필요해지면서 점차 확산됐다.
여기엔 중세까지의, '일'은 고되고 저급한 것인데 하층민이 생존을 위해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여기엔 중세까지의, '일'은 고되고 저급한 것인데 하층민이 생존을 위해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귀족이나 신사, 즉 고귀한 사람은 일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관념에 대한 강한 반발이 작용했다.
높아진 '일'의 가치는 세계를 급속도로 발전시키고 인류를 번영하고 안락하게 했다.
'일'의 위상이 높아지자 일을 피해 편안함을 추구하기보다
오히려 과도하게 일을 갈구하는 '워커홀릭'도 등장했다.
필자도 그중의 하나라서 '상식'적인 친지들에게서 딱하고 한심한 사람 취급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제 많은 사람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닥친 것 같다.
그런데 이제 많은 사람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닥친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이 본궤도에 올라 '영특한' 로봇 하나가 열 명, 백 명의 인력을 대체하게 되면
어떤 일자리가 남아날지, 걱정스럽다.
'제4의 산업혁명'의 저자 클라우스 슈바프는 4차 산업혁명이 미국에서
앞으로 10~20년 사이에 47%의 기존 일자리를 위태롭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연구를 전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이제 일이 아닌 다른 것을 통한 자기 실현, 존재 가치 확인의 길을 신속히 찾아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난치병 치료 등 수많은 인류의 숙원을 해결하고
제4차 산업혁명은 난치병 치료 등 수많은 인류의 숙원을 해결하고
식량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필품 가격을 현격히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완비해서
직업이 없어도 생존이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희망해 본다.
인류의 반이 무직인 시대에는 사유, 사색의 힘으로 존재 가치를 실현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인류의 반이 무직인 시대에는 사유, 사색의 힘으로 존재 가치를 실현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제부터는 그동안 일에 바빠 미뤄뒀던 부단한 자기 성찰을 통한 인격의 완성,
그리고 인류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고 문명 간의 대립을 해소함으로써
인류의 존속을 확보하는 작업을 해볼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
인문학이 그 기본 도구여야 하는데 모든 대학에서 인문학이 찬밥 신세다.
4차 산업혁명의 유토피아가 내공 없는 허수아비들의 집합소가 되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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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5/20170515028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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