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문의 뉴스로 책읽기] [60] '헬조선'을 조성하는 인간들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입력 : 2017.08.08 03:09
입력 : 2017.08.08 03:09
정두근 '장군의 꿈 상호존중과 배려'
군 복무를 2년 내내 지휘관 가족의 몸종, 머슴 노릇을 하다가 마치는 공관병(公館兵)들의 사연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자아낸다.
이 개명한 시대에 나라의 귀한 아들을 몸종 또는 가축 부리듯 하는 장교, 장군들이 있으니
젊은이들이 이 나라를 헬조선이라고 인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번에 그 비행이 알려져서 비난 대상이 된 박찬주 육군 대장의 가족은
새벽 기도에 열심히 출석하는 크리스천이었다는 사실이 더욱 아이러니컬하다.
그들은 예수의 가르침과 자신들의 행위 사이에서 아무런 괴리를 느끼지 않았을까?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그리고 상당수 장교, 장군이 수십년간 그런 비인간적 행위를 해오면서도
한 번도 폭로될까 하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 정도로 우리 군대는 야만이 '정상'인 조직인가?
2005년에 정두근 당시 육군 소장이 자기 사단에서 '상호 존중과 배려의 병영 문화'를 선포하고
모든 소속 군인에게 병영 내에서 가혹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병사끼리 존대어를 쓰고 경례 후에 따듯한 인사말을 나누도록 하고,
훈련도 목표를 설명하고 함께 달성하는 기풍을 수립해서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정 장군은 그 사단에 부임 직후 사단 내에서 가혹 행위가 일어나서 가해자들을 처벌하는 일이 있은 후,
재발 방지를 고심하다가 이 운동 시행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 군 당국에서 매우 못마땅하게 여겼으나 정 장군은 굽히지 않았고,
전역할 때까지 그가 가는 사단, 군단에서는 이 운동을 벌여서 사병, 장교와 그 가족들을 행복하게 했다.
그러나 그가 퇴임하고 난 후 이 운동은 명맥이 끊긴 것으로 알고 있다.
참으로 아까운 일이다.
정 장군은 사병이 인격체로 존중받는 군대 문화를 위해 존대어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말이 바뀌어야 생각, 행동, 인격, 운명이 순차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우리나라 군대는 세계에서 학력이 제일 높은 군대인데 군대 문화는 제일 비이성적이지 않은가 싶다.
우리가 그토록 치를 떠는 일제의 잔재인 '군대 문화'를 왜 그리 성역화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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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7/2017080703064.html
- 군대에서 공관병에게는 중간 간부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그만큼 일반병에게는 부러움에 대상이다
- 계급의 서열이 있어도 공적인 서열관계에서 제한되야 한다.
- 저런분들이 국방장관이나 사령관을 못 지내고 현역을 떠났다는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7/20170807030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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