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9.27 03:05
영화평론을 시작한 뒤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
지난주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를 관람한 관객들의 반응은 특이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표정은 밝았다.
재미있게 봤다는 사람도 많았다.
영화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을까.
영화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을까.
배우들의 연기나 스토리 구성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웃음과 유머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연출 기법의 덕을 크게 봤을 것이다.
70대 할머니가 젊은 구청 공무원에게 영어를 배우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시작해서
영화 중반 이후부터는 할머니의 가슴 아픈 과거가 알려진다.
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실제로 최근 흥행에 성공한 사회 고발성 영화나 일제강점기 관련 영화는
실제로 최근 흥행에 성공한 사회 고발성 영화나 일제강점기 관련 영화는
대부분 관객들의 분노를 충족시키기 위해 강렬하고 직접적인 표현 방법을 사용한다.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자의 애환을 그려 650만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군함도'와
기득권층의 비리를 고발해 700만 관객을 모은 '내부자들'도 그랬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주제는 같지만 과거의 직설적 화법에서 웃음과 유머에 의한 간접적 화법 쪽으로
연출 기법이 바뀌어가는 것이다.
이는 1200만 관객을 동원해 흥행 성공한 영화 '택시운전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코믹한 기법을 사용해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런 현상은 관객들이 영화에서 여유와 웃음을 얻어가길 원한다는 점,
이런 현상은 관객들이 영화에서 여유와 웃음을 얻어가길 원한다는 점,
즉 긍정과 희망을 선호하는 수요를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전달 방법이 지나치게 강렬하고 직설적일 때
관객들은 비관적인 사고에 매몰될 수 있고 스트레스 지수 또한 높아진다.
영화가 사회를 비판하고 고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영화가 사회를 비판하고 고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문제를 개선해 더욱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긍정의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의 변화된 영화 추세가 우리에게 긍정의 힘을 작동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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