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가 살던 당시에 똥을 푸는 사람이 있었다.
카스트 제도가 있는 인도에서 그는 천민 계급이었다.
붓다를 보기만 하면 똥 푸는 사람은 늘 도망쳤다.
하루는 붓다가 그를 불렀다. 그리고 물었다. 왜 도망을 치는지.
똥 푸는 사람은 이렇게 답했다. “황송해서요.”
붓다가 물었다. “무엇이 황송한가?”
“제가 천민이라서요.”
이 말을 들은 붓다가 말했다.
“신분이란 건 많이 가지고. 힘 있는 사람들이 만든 것일 뿐이다. 거기에 속지 마라.”
이 말에 똥 푸는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의문은 있었다.
“신분에 높낮이가 없음은 알겠습니다. 그래도 제 직업은 천하지 않습니까?”
이 말을 듣고 붓다가 답했다.
“국왕이나 대신도 국민을 괴롭히면 천한 놈이고,
남을 위하고 자기를 위하면 누구라도 고귀한 사람이다.”
붓다는 “거기에 속지 마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도 속고 있는 게 아닐까요.
높은 것과 낮은 것을 비교하고,
귀한 것과 천한 것을 따지고 견주면서,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을까요.
카스트 제도가 공고했던 2600년 전의 인도에서
붓다는 “신분이라는 건 많이 가지고, 힘 있는 사람이 만든 것일 뿐”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당시에는 혁명적 사고였습니다.
저는 지금도 혁명적 사고로 보입니다.
우리가 붙들고, 집착하고, 거머쥐려고 애쓰는 ‘귀함과 천함의 잣대’가 어쩌면,
2600년 전 인도에서 통용되던 사회적 잣대와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붓다가 내미는 잣대는 참 새롭습니다.
지금도 새롭습니다.
“국왕이나 대신이라도 남을 괴롭히면 천한 놈이고,
누구라도 남을 위하고 자신을 위한다면 고귀한 사람이다.”
저는 붓다의 메시지를 다시 곱씹어 봅니다.
"거기에 속지 마라! 거기에 속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