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지우개 엄마
입력 : 2017.06.14 03:06
지우개 엄마
엄마는 날 보고
지우개래.
잔뜩 오른
배추 값 걱정
날 보면
말끔히 지워진대.
내 보기엔
엄마가 지우개 같아.
친구랑 다툰 뒤
머리에 난 뿔
엄마 품에 안기면
살며시 지워지거든.
―오은영(1959~ )
어린이, 엄마가 서로 지우개네. 사람 지우개. 걱정을 쑥쑥 덜어주는 지우개.
학교, 놀이터, 학원에서 화나고 괴로운 일과 마주친 아이.
가정, 직장, 사회에서 일하며 만난 엄마의 스트레스.
어떻게 푸나?
엄마 걱정은 아이가 지워준다. '넌 나의 지우개야, 너만 보면 오른 배추값 걱정이 말끔히 지워지거든.'
엄마는 아이 스트레스를 걷어낸다. '친구와 다퉈 머리에 난 뿔 엄마 품에 폭 안기니' 요술처럼 사라졌다.
가슴 골짜기에 안개처럼 서렸던 괴로움을 시원하게 걷어낸 지우개.
사랑을 주원료로 만든, 사랑의 지우개는 우리의 아픔이나 고통, 근심을 치유한다.
나도 지우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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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3/20170613034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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