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백내장 수술, 부작용 적지 않아… '무조건 수술'은 곤란 (헬스조선)

colorprom 2017. 3. 29. 14:16

백내장 수술, 부작용 적지 않아… '무조건 수술'은 곤란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 2017.03.15 09:04

수술 건수 1위, 안과 피해 사례 1위… 난시·건조증은 물론 실명 위험
생활 불편 없으면 일단 점검만, 시야 혼탁·녹내장 위험 때 수술

백내장 수술 그래픽

백내장 수술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백내장 수술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난해 말 발표한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2012~2016년) 시행된 전체 수술 중 백내장 수술 건수가 가장 많다.
인구 10만명당 백내장 수술 건수도 2010년 788건에서 2015년 945건으로 20% 늘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의 피해 구제 사례를 살펴보면,
안과 관련 구제 사례 중 백내장 수술과 관련된 사례가 45.7%로 1위다(2012년부터 2015년 6월까지).
수술 부작용으로 심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 후 난시·건조증·감염 가능

백내장
수술은 노화 탓에 혼탁해진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수정체를 집어넣는 수술이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 시야가 뿌옇게 돼서 생활하기가 불편하고 나중에는 실명까지 될 수 있어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대한안과학회 차흥원 이사장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후 일시적이지만 난시가 생기고,
건조증을 겪는 경우는 10~20%로 적지 않으며, 1만명 중 5~6명은 감염을 겪기도 한다.
차흥원 이사장은 "이런 부작용은 의학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 후 난시가 생기는 이유는 각막과 수정체가 균형 있게 조절돼야 물체가 잘 보이는데,
평생 써오던 수정체 대신 새로운 수정체가 들어 가면서 각막과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환자는 3~6개월이 지나면 난시와 건조증이 회복되지만, 일부는 호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감염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온누리스마일안과 정영택 원장은
"눈 속에서 균이 자라서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병원에서는 수술 도구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환자는 수술 후 감염되지 않도록 처방받은 약을 잘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전 부작용 충분히 듣고 선택을

문제는 일부 병원에서 이런 백내장 수술 부작용에 대해 환자에게 잘 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내장 수술이 필요없는 상황인데 수술을 권유하기도 한다.
안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행태를 '생내장(멀쩡한 눈에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라는 은어를 써서
표현할 정도로 적지 않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백내장 수술은 병이 어느 정도 진행돼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을 느낄 때 받는 수술이다.
그런데 일부 의사들이 "백내장은 어차피 계속 진행되는 병이므로, 미리 수술받는 게 편하다"며 수술을 권한다. 정영택 원장은 "환자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때 부작용에 대해 잘 모르는 채로 수술받으면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지며, 수술 전엔 없던 난시건조증 같은 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은 백내장 때문에 시야가 혼탁하거나 녹내장이 생길 위험이 있을 때 받아야 한다.
백내장 수술은 백내장 때문에 시야가 혼탁하거나 녹내장이 생길 위험이 있을 때 받아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드물지만 의료 사고도 주의해야 한다.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은
"백내장 수술은 굉장히 정교한 수술"이라며
"눈 자체가 작고 연약해서 조금만 실수해도 큰 손상으로 이어지는데다가,
수정체가 눈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더 세밀하게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내장 수술 경험이 많지 않은 의사에게 수술받을 때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문제가 후낭파열이다.
수정체는 낭으로 싸여져 있다.
수술 과정에서 수정체낭이 찢어지는 등 손상을 입으면 인공수정체를 넣는 게 어려워진다.
그러면 수정체를 다른 공간에 넣거나 인위적으로 묶어놔야 하는데, 이는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최근에는 백내장 수술 시에 마취약을 눈에 뿌리는 '점안 마취'를 주로 시행하는 편이지만
드물게 마취약을 눈 뒤쪽에 주사기로 주입하다가 사고가 나기도 한다.
눈 뒤로 지나가는 시신경을 잘못 건드리면 사시가 되거나 실명할 수 있다.
또, 실수로 동공을 건드리거나 환자가 수술 중 눈을 움직여서 동공에 손상을 입으면
동공 모양이 영구적으로 변형된다.

◇시야 뿌연 증상 없으면 수술 안 해도 돼

백내장 수술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차흥원 이사장은
"안과 검사 상 백내장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등의 불편함이 없다면
수술을 안 받아도 된다"고 말했다.
단, 증상이 없어도 백내장이 녹내장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된다면,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한 번 더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정영택 원장은 "과잉 진료가 의심되면 여러 병원에서 의견을 묻는 게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수술은 백내장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받는 게 좋으며,
수술이 필요없는 수준의 백내장이라면 3~6개월 간격으로 병의 진행을 지켜보면 된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15/201703150007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