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영화] 연평해전 관람기

colorprom 2015. 7. 6. 14:04

 

이 영화 관람기는 지인이 밴드에 올려 놓은 것으로,

앞으로 이 영화를 보시려는 분 들에게 참고가 될거 같아서 펌해서 올립니다. (신우회, 김철홍님)

 

 

연평해전 관람기

 

이미 보신 분도 있겠지만~ 영화 '연평해전'을 봤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청순하고 맑디 맑은 청년들이 온 몸이 갈갈히 찢기고 피를 철철 흘리면서 죽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아이를 가진 신혼의 남편을 싸늘한 죽음으로 맞이 하게 됩니다.

 

정말 화가 나는 것은 
대한민국 국방의 수뇌부는 이미 북한의 군사적 도발 징후를 알고 있었습니다.
군부대에서 이미 도•감청을 통해 알았고 상부에 이런 정황을 보고했는데, 

그런데도 당시 정권은 교전원칙이라는 미명 아래 선제공격은 절대로 안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북한 해군은 자신들의 군함에 쏘련 탱크의 육중한 포신을 올려 선제공격할 준비를 했고

이를 우리 군은 알고 있었습니다.


피격 당하는 그날, 그시간 북한해군은 
전과 달리 포신을 우리 해군으로 향했고 정확하게 조준하였습니다.


참수리호에 승선한 우리 해군병사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어? ~ 조짐이 이상한데? 저놈들이 갑자기 왜 저래?" 하면서...

 

해사를 졸업한 정장 윤영하소령은 상부에 상황보고를 하고 조짐이 보이면 선제대응을 하자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정권은 선제공격을 말라고 합니다.

 

얼마지나지 않아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군은 함선위에 올린 쏘련제 탱크의 포신으로 근접 정밀 타격을 합니다.
첫 한방의 충격에 참수리호 해군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고 맙니다.
참수리호 정장 윤영하소령은 전사하면서도 끝까지 지휘를 하였고, 

이어서 적군의 포탄을 맞고 한쪽 다리를 잃고 피를 많이 흘리고 있는 부정장이 지휘를 합니다.

 

결국 우리 해군은 
엄청난 타격을 입고 6명이 전사를 하고 
배는 서서히 서해로 침몰 합니다.


조타수 한하사는 허리와 하반신에 타격을 입어 더이상 조타가 불가능하자 
자신의 몸을 조타키에 끈으로 묶어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한하사는 나중에 침몰한 배속에서도 몸을 조타에 묶은 그때 그 모습으로 그대로 발견됩니다.
한하사를 구하러 간 잠수부는 그 경이로운 모습을 보고 잠수경 넘어로 눈물을 흘립니다.

 

한편, 그날...
월드컵축구 4강에 올라간 대한민국 축구는 독일에 져서 터키와 3,4위전을 합니다.
온 나라가 축제의 도가니로 덮일때 
우리의 해군은 장렬한 죽음으로 서해를 지킵니다. 
콘트라스트가 극적으로 절정을 향해 달립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참수리호가 북한의 공격을 받았을때 
군지휘소는 피격상황을 보고 받았고, 즉시 우리 공군 전투기가 피격받는 지점을 향해 날았지만
북한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았던 것은 매우 의아한 일입니다.
이에 대하여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더군요.

 

또한 공격을 당한 다음 날인가 참수리호 해군 생존자들이 군군수도병원에서 

피를 흘리고 사투를 벌리고 있는 상황인데, 
결승전을 보러 김대중 대통령은 일본으로 날아갑니다. 
그리고 거기서 박수치고 웃으면서 결승전을 관전합니다.

그 거지같은 교전수칙으로 우리의 생때같은 청년들을 죽게 만든 장본인은 말입니다.

 

대개 우리나라에서 만든 방공영화나 전쟁영화는 작품성이 낮지요.
허나 연평해전은 표현의 절제력이 강했습니다. 
팩트 전달에 치중하기 보다는 암시성이 강했습니다.
또한 영화로서 가져야 할 몇가지 주요요소를 충족했습니다.

 

유태인들이 나치의 만행을 고발한 영화들은 작품성이 높았습니다. 
유태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막강한 경제력으로 

세계적인 영화 명감독들에게 자신들이 당한 학살장면을 재현했습니다. 
대표적인게 [쉰들러리스트] 맞나요?

 

과연 우리영화 '연평해전'도 그런 영화류의 대열에 설 수가 있을까요?
그 젊은이들의 영웅적인 죽음과 전투를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가슴 깊이 감동적으로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사전에 적군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었는데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으려는 친북적인 정치인들의 결정으로

피같은 우리 해군들의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을 죽인 것은 북한군으로 규정하기에 앞서 당시 김대중 정권이었습니다.

 

눈물을 흘리고 또 흘리고 옆사람에게 들킬까 부끄러웠는데 
다행히도 옆사람들도 안경을 벗고 웁니다.
팔걸이 위에 올려진 손가락에 온 힘이 강하게 주어집니다. 


치공학과를 다니던 의무병 박동혁 병장은 
끝끝내 사망을 합니다.

나중에 그가 후송되어 국군병원에 도착해서 수술을 하니 몸속에서 백여발의 총알이 나왔고

그 무게만 무려 3kg 이였다고 하니 

박병장이 의무병으로써의 당시 활동이 얼마나 영웅적이었는지를 알만합니다.

 

장애등급을 가진 동혁이 모친은 소리도 못지르고 

이미 심장마비로 삶을 마감한 동혁이를

심장마비 전기충격기와 산소 호흡기로 동혁이를 살릴려고 발버둥을 치십니다. 

이 장면에서 대부분의 관객들은 소리없는 울음의 도가니로 빠집니다.

 

아~ 허리케인 보다 무서운 폭풍이 지나가고 드디어 영화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참수리호의 생존한 실제 병사들이 화면에 한명씩 나옵니다.
영화를 만든 사람들, 스폰서들이 자막으로 나오면서 말입니다. 
당시의 상황들을 어슬프게 설명합니다.
리얼리티가 여기서 재생됩니다.

영화는 끝났지만 
관객들은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멍하게 앉아 생존자들이 회상하는 각색하지 않은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영화관을 나왔습니다. 
식사시간이 훨씬 지났습니다. 
허지만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습니다.


해군대령으로 예편한 내 친구가 그럽니다. 
다시한번 그러한 피격 상황이 벌어진다면 완전히 쓸어버리고 싶다고 이를 악뭅니다.

 

가족과 함께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자제분들과 함께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백날 북한에 있는 저 놈들 나쁜 놈이라고 수구꼴통들 처럼 악쓰기 보다는,

또 민족상잔의 아픔 6.25도 모르는 요즘 세대들라고 손가락질 하지 말고
이 영화 한편이면 분단시대의 정신교육은 이걸로 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도 군 장군으로 예편하셨습니다. 
윤영하 소령의 전사 소식을 듣고도 울지 않습니다.
세월호의 (일부) 유가족들 처럼 
광화문에서 시위하고, 땅위에 딩굴고 몸부림 치고, 욕질하면서 청와대로 처들어가고, 
야당 국회의원들과 어울려다니며 술마시고, 대리기사 집단폭행하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담담히 아들이 군인으로써 당당히, 의연히 임무를 다했음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모든 장례행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제서야 아들의 군복을 끌어안고 혼자 조용히 흐느낍니다.
진정한 父情으로써 울음을 삼킵니다.

 

이 장면에서 그분과 함께 울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태어나서 이렇게 많이 울어보기는 처음입니다.
어쨌든 우리는 우리시대의 리얼한 
비극적이고 분노할 만한 현실을 그대로 목도하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