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신문] 향판과 향피, 그 영원한 숨바꼭질 (이훈범 중앙일보 국제부장)

colorprom 2014. 4. 10. 15:00

2014년 3월 28일, 금요일, 중앙일보 [분수대]

 

향판과 향피, 그 영원한 숨바꼭질

이훈범 중앙일보 국제부장

 

 

향판 (鄕判)과 향피 (鄕避)는 영원한 숨바꼭질 파트너다.  법조계뿐 아니라 모든 권력기관이 그렇다.

 

고려시대에 이미 상피제도가 있었다.

가까운 사람이 많은 곳에 벼슬을 내리지 않고,

지인과 관련된 송사나 시험감독 따위를 하지 못하게 하는 원칙이었다.

'경국대전'에도 명시돼 조선시대 전반을 규정한 인사제도다.

 

(조선 역사에 상피란 말이 많이 등장하는 건 그만큼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상피하는 법을 세워 간섭은 죄다 회피하면서 벼슬을 제수하는 건 피하지 하니하니

  진실로 타당하지 못하다. (세종대왕, [세종실록] 1432년 3월 25일]

 

=> 가기 싫은 부임지를 회피하거나 귀찮은 송사에 관여하는 걸 꺼릴 때는 상피 운운하면서,

    좋은 관직을 내리면 상피고 뭐고 날름 받아먹는다는 질책.

 

제도에 앞서 사람이다. 

규칙을 바꾸는 것보다 규칙을 위반한 사람에 대한 제재가 추상같아야 한다는 말이다.

 

- 백성은 약하지만 힘으로 위협할 수 없고, 어리석지만 지모로 속일 수 없다.

  마음을 얻으면 따르고, 얻지 못하면 떠나니, 떠나고 따르는 사이에 털끝도 끼어들지 못한다.(정도전)

 

 

 

 

 멋진 글이라 여겨 옮깁니다.  사람의 모습이 다 그렇다는 생각도 들고...*^^*

거의 안 고치고 옮겼습니다.  좋은 글, 속이 시원한 글,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