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비자나무 숲에서 (사봉의 아침편지)

colorprom 2014. 2. 28. 10:58

 

비자나무 숲에서



↑ 비자나무 - 천년 비자나무가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나를 보고 웃었다.

"바다로 갈까? 산으로 갈까?"
선택지가 많은 제주 여행은 "어딜 갈까?"하는 망설임의 연속입니다.
더구나 여럿이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뱃사공까지 많아집니다.
그러다가 결국 어딘가를 하나 선택하여 가게 됩니다.
인생이 여행 같고, 여행이 인생 같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어제는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비자림에 갔습니다.
한 시간 남짓 비자나무와 함께 천년 시간 여행을 즐기고 왔습니다.
함께 걸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천 년 전 사람들 같이 정겨웠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비자나무처럼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멋대로 자란 나뭇가지들은 손대지 않은 세월이었습니다.
삐죽삐죽 아닐 비(非)자를 닮은 바늘잎은 시들지 않는 예지였습니다.
화산돌 바위 틈을 비집고 땅속으로 파고든 뿌리는 꺾이지 않는 고난이었습니다.
나무마다 감겨있는 마삭줄, 줄사철, 송악 덩쿨은 함께 사는 넉넉한 마음이었습니다.
나도 천년을 살면 비자나무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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